귓속말은 왼쪽에다 해주세요 ^^

저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저의 목소리가 커서 볼륨을 낮춘 분이 혹시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말을 했는데 잘 못들었다면서 다시 한번 더 말해달라고 요청을 받은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차를 함께 타고 갈 때 승용차이기에 충분히 목소리가 들리는데도 너무 목소리에 힘을 주고 말해서 듣기에 거북했던 분들도 혹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불평하지 않고 참아주셔서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큰 목소리로 외쳐 말하거나 한번 더 말해달라는 등 좀 편안하게 하지 못했던 것은 저의 오른쪽 귀가 거의 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귀가 들리지 않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3-4 학년 쯤부터 시작됐습니다.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개울가나 강가에 가서 목욕도 하고 수영도 했습니다. 개울물이 맑고 깨끗한 것처럼 보이지만 물 속에는 이물질들이 많이 있습니다. 게다가 비온 뒤에는 산에서부터 황토색의 탁한 물이 개울가로 흘러 내립니다. 이런 곳에서 수영을 하다보면 원치 않게 귀에 물이 들어가 어려움을 겪습니다. 물이 귀에 들어가면 코를 잡고 입을 다물어 숨을 크게 부풀려 압력을 높여보기도 하고, 뜀을 뛰기도 하고, 햇볕에 따뜻해진 돌을 귀에 대고 물을 빼곤 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빼내지 못한 이물질이 포함된 물로 인해 귀에 탈이 났던 것입니다.

귀에 물이 들어가 곪아 누런 물이 흐르는 것을 중이염이라고 합니다. 중이염이 걸리면 성가신 일상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때 당시를 돌이켜보면 수업할 때 농이 흐르기 때문에 한쪽으로 고개를 빼딱하게 하고 있어야 하거나 흐르는 농을 처리하기 위해 공책을 찢어서 닦아내야 했습니다. 귀 안이 가려워서 성냥으로 후비기도 했는데 무엇보다 고약한 냄새가 늘 코를 힘들게 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귀를 고칠 만한 병원이 주변에 없어 아버지께서 읍네 한약방에 가서 가루약을 받아 귀에 넣곤 했던 것을 기억합니다만 잠깐 뿐이고 조금 지나면 어김없이 귀에 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귀 치료를 위해 기도하던 중에 두번의 수술을 받았습니다. 약 스무살 때 국군 통합 병원에서 처음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이 잘 됐습니다만 얼마 있지 않아 감기가 심하게 걸려 다시 귀고막에 구멍이 나게 됐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전 만큼 염증이 계속 흐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영을 하거나 머리를 감다가 잘못하여 물이 흘러 들어가면 대부분 재발하여 염증이 다시 생겼습니다. 그러다가 2년 전에 온타리오 런던에서 다시 고막 재생 수술을 받아 지금은 여간해서는 염증이 생기지 않습니다. 다만 오랫동안 귀를 앓아왔었기에 소리를 전달하는 뼈가 망가져 손을 쓸 수가 없어 청력은 거의 잃은 상태입니다.

게다가 언제부터인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오래 전부터 귓가를 힘들게 하는 쌔~애 하거나 씨끌씨글한 이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용할 때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을 할 때도 크게 소리가 납니다. 이것 또한 소리를 듣거나 집중하는데 방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도 오랫동안 앓고 있는 것이기에 나의 일부가 되어 저 자신을 그렇게 힘겹게 하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이런 약함에도 불구하고 학업을 하게 해 주셨고, 또한 지금 사역의 자리에 불러서 사용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것을 성도들에게 말씀드리는 것은 혹시 저의 행동에 대해 오해가 있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고, 또한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오해를 미리 차단하기 위함입니다. 말한 것을 대충 듣고는 한번 더 말해 달라고 한다든지, 질문을 했는데 들은체도 하지 않은 것 같다든지, 앞에서 말하는데 자꾸 고개를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돌린다든지, 또한 과도하게 톤을 높여 말한다든지 이런 모습이 있다면 상대방에 대해 일부러 무례하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저의 약한 청력 때문임을 아시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가능한 최선을 다해 듣고 대답을 하며 부드러운 대화를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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