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으로 인한 아픔

지난 금요일에는 싱글목장인 할빈목장으로 견학을 갔습니다. 목자와 목녀는 전혀 예수님을 알지 못했던 분들인데 서울교회에서 목장에 초대되었다가 예수님을 만났고 얼마 시간이 지난 후 목자 목녀로 헌신하여 15년 동안 할빈목장을 섬기고 있었습니다. 참석해보니 10명 정도 되는 목원이 있는데 그 중에서 유학생인 한 형제가 본국으로 떠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눔 시간을 맞아 그 형제와 함께 했던 시간들에 대해 하나씩 돌아가며 나누었습니다. 중간 중간 목녀가 소리 없는 눈물을 훔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목녀의 눈물을 보면서 나도 자꾸만 눈물이 나려고 해서 혼이 났습니다. 그 형제와는 전혀 친분이 없는데 왜 내가 자꾸 눈물이 날까 하고 생각해보니 지난 해에 있었던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해 후반기에 참 힘든 영적 우울증을 경험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교회 성도들이 졸업을 하거나 또한 직장이나 다른 이유로 이사를 갈 때 나름대로 쿨하게(?) 보내려고 했습니다. 하나님나라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교회에서 신앙 훈련을 잘 시켜서 다른 지역으로 보내면 하나님의 소원을 이루어 드리는 것이기에 우리 교회는 신앙의 정거장 역할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려 했고 그렇게 말해왔습니다. 오히려 이런 사역은 반드시 있어야 하고 매우 중요하다고 말해왔고 생각하려 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마음을 아시겠지 하며 하늘나라의 상급이 더 클 거라고 위안을 삼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이 사역 위에 하나님께서 주신 위로가 있고, 영적인 축복만이 아니라 벌써 이 땅에서도 축복을 받고 있습니다 😉

하지만 그런 생각이 저의 깊은 한 켠의 감정까지 해결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가정교회 원리는 목자가 목장 식구를 책임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저에게 1차적인 목장식구는 부다페스트 목장식구들과 함께 목자들입니다. (물론 목자들이 보내오는 기도제목을 받아 전체 성도들을 위해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목장 식구들을 저의 마음에 두고 기도하고 있어서 그런지 저는 목장식구들을 보면 참 좋습니다. 이런 식구들에게 어려움이 오면 참 마음이 안 좋습니다. 식구들에게 좋은 일이 생길 때면 너무 좋습니다. 어떨 때는 새벽에 목장식구들은 기도하고 가족들은 빼 놓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후반기에는 마음이 좀 이상했습니다. 내가 사랑했던 목장식구들에게 자꾸만 거리를 두고 싶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목장식구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힘겨웠습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정신을 차리자고 했지만 그게 잘 안됐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좀 멀어졌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당시 제가 우울증을 앓았던 것 같은데 일상의 삶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기에 정신적 우울증이라기 보다는 신앙의 우울증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침 1월에 전교인 수련회를 앞두고 하루 두 끼를 금식하면서 123 기도도 하고 특별 새벽예배를 하면서 그 상태를 벗어났었습니다만 그 당시에는 참 힘겨웠습니다.

그 당시 제가 왜 영적 우울증으로 헤 멨을까 생각해보면 ‘떠남으로 인한 아픔’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사랑하기로 작정하여 마음에 두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시간적인 차이는 있지만 이사를 갔습니다. 단지 그때 당시의 사람들 몇 명으로 인해서라기보다 지금껏 억눌러 왔던 것들이 쌓여 있다가 터졌던 것 같습니다. 떠남에 의한 아픔은 서로에게 힘겹습니다만 떠나가는 사람보다 남겨지는 사람에게 더 가혹한 것 같습니다. 떠나는 사람은 여러 가지 상황으로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어쨌던 결정하는 편에 있고, 남겨진 사람은 헤어짐에 어떤 것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 않고 당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한 형제를 두고 눈물 훔치던 목녀를 보면서 내가 경험한 것이 떠올라서… 아니 어쩌면 목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기에 그 목녀에 대한 시린 마음으로 눈물을 흘렸던 것 같습니다. 이런 아픔은 어쩌면 목장 식구들을 사랑하기로 작정한 목자와 목녀에게는 숙명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한번 깊은 속앓이를 했으니 다음에는 좀 괜찮아 지려나요?! 어쨌던, 흐…음..(목청을 가다듬고) 우리 식구들 모두 사랑합니다. ^^

Be the first to comment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