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구자랏 목장의 목자 양윤정입니다. 3월 28일 저녁 6시부터 줌으로 진행되었던 가정교회 목자 수련회 후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목자 수련회의 일정은 두 번의 찬양, 간증, 설교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미국, 캐나다 60여 개의 교회에서 1200여 명이 넘는 목자/목녀/목부/예비 목자가 줌으로 접속해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얼굴도 모르고 서로 섬기는 곳도 다르지만 줌을 통해서 함께 찬양하며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영혼 구원의 열정은 동일하다는 사실만으로 너무 감격스러웠습니다.
도담 교회의 서효린 목녀님의 간증을 들으며, VIP이었다가 목장의 섬김을 통하여 예수님을 알아가고, 또 영접하고, 이제는 목녀로 헌신하여 몇 년째 섬기고 있는 과정들을 들으며 그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목민교회의 박로사 목자님의 간증을 들으면서, 아기가 있는 엄마로서, 임신 중에 있는 여자로서, 동시에 또 목자로 섬기면서의 현실적인 부분들을 들을 수 있었는데 제 미래를 상상하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청년 목장의 목자가 된 지 갓 1년 조금 넘은 초보 목자입니다. 목자로 헌신하고 VIP를 향한 마음과 목장 사역을 향한 열정이 한참 치솟아 올랐을 때 COVID-19 팬데믹이 터졌습니다. 학교가 문을 닫고 온라인 수업으로 모두 전환되자 목원들이 모두 한국으로 들어갔습니다. 자리가 채 잡히지 않은 목장을 온라인으로 겨우겨우 이어 나갔습니다.
점점 시간이 지나자, 목원들은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는 한국의 일상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캐나다와 한국의 시차도 무시하지 못하였습니다. VIP인 목원들은 점점 모임에 빠지기 시작했고, 저도 점점 온라인 목장 모임의 효율이 없어짐을 느끼고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을 여러 번 바꿔 보기도 하고, 카톡으로 목장 모임을 대체 해보기도 하고, 여러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보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렇게 1년 내내 항상 버릇처럼 말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를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마음처럼 VIP들이 너무 성장하지 않고, 오히려 퇴행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며 내가 잘 해서 그런 것 같고, 모든 게 다 내 탓 같았습니다.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는 이 현실 자체가 저를 너무 괴롭게 했습니다. 제가 가진 성격상 저는 이왕 시작한 거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제 자신에게 주곤 합니다. 그리고 제가 세운 기준에 미치지 못하였을 때 거기서 오는 패배감에 정말 괴로워하곤 합니다. 누군가 잘하고 있으면 잘하고 있다, 못하고 있으면 못하고 있다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목자의 자질에 의심을 품은 채, 맡겨진 자리를 지키다 보면 하나님께서 역사하시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저 견디고 있었습니다. 목자 수련회에서 주님의 마음교회의 오경탁 목사님께서 나눠 주신 설교가 마음 가운데 많이 남아있습니다. ‘하나님은 전능하신 하나님인데 하나님이 하시지 왜 나 같은 연약한 사람들에게 일을 굳이 맡기셨을까’라는 질문에 우리에게 복 주시고, 우리와 동역을 통해서 더 깊은 관계를 맺으시고, 행복하게 하시기 위함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주님의 사역은 실패와 성공 상관없이, 주님이 하라고 하셨기 때문에 그냥 하기만 하면, 실적과 상관없이 행복한 것이라고 하신 말씀이 저에게 참 위로가 되었습니다. 사람의 평가와 인정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하셨던 것처럼 잃어버린 한 영혼이 나의 인생 가운데 있느냐가 진정한 부르심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저의 사역을 평가하고, 실적을 내는 사역을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효율을 좇았던 것 같습니다. 잘하던 못하던 주님이 하라고 하신 이 사역을 하는 것 자체를 즐기면 되는 것임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내슈아 한마음교회의 최지원 목사님의 설교 중에,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 것 같은 두려움이 있으셨다는 말씀에 저도 무척 공감이 되었습니다. 하나님 일에 관심 없는 사람들한테 생명의 삶 강의를 해야 하는 그 일이 너무 위축되셨다고 말씀해 주셨을 때, 저도 제 목장에 있는 VIP들을 바라보며, 정말 하나님 일에 관심이 이렇게도 없는 저들이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위축될 때도 많았습니다. 오히려 나의 의욕이 저들을 더 망치는 것이 아닐까 염려도 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이 지키시고, 어두운 세상 가운데 예수그리스도의 부활하심으로 이미 와있는 영광의 시대임을 상기 시켜 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이거 하라’라며 방법을 주시지 않고, 하늘 복을 주셨고, 그리고 우리를 도우실 성령 하나님을 주셨음 또한 되새기게 해 주셨습니다. 목자 수련회를 통해 영적인 위로와 재충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의 수련회였지만, 수련회에서 배운 것들을 잘 간직하며 계속하여 섬기겠습니다. 오경탁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을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제일 파워풀한 연장 (도구)은 언제든지 주인이 사용할 수 있는 항시 가능하고 단순한 연장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 제일교회 성도님들의 삶도 주님 앞에서 늘 “예”라고 대답할 수 있게 단순하여지길 원합니다. 그러한 연장이 되어 예수님의 기쁨이 되어 그분과 함께 행복하고 즐겁게 하나님 나라를 누릴 수 있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