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서 이어집니다)
사역을 하다 보면 저의 연약함이 너무나 커 보여 ‘하나님은 전능하신 하나님인데 하나님이 하시지 왜 나 같은 연약한 사람들에게 일을 굳이 맡기셨을까?’ 라고 투정도 부리곤 했는데요.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기회를 통해서든 우리에게 복 주시고, 우리와의 동역을 통해서 더 깊은 관계를 맺으시고, 행복하게 하시기 위함이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다른 목장의 VIP가 변화되고, 목장의 기도제목의 응답이 되어지는 다른 목장의 부흥을 보며 부러움에 펑펑 운 적도 있습니다. 이런 저에게 주님의 사역은 실패와 성공 상관없이, 주님이 하라고 하셨기 때문에 그냥 하기만 하면 실적과 상관없이 행복한 것이라고 하신 말씀으로 위로해 주시기도 합니다. 평가와 인정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하셨던 것처럼 잃어버린 한 영혼이 나의 인생 가운데 있느냐가 진정한 부르심이라고 하셨으니 매번 이 사실을 까먹을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다시 깨닫게 해주시며 일어나게 해주십니다. 또, 저는 저의 사역을 평가하고 실적을 내는 사역을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효율을 좇아 헤맸던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잘하든 못하든 주님이 하라고 하신 이 사역을 하는 것 자체를 즐기면 되는 것임을 기억하며 목자의 자리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또 저는, 나의 행함이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 것 같은 두려움이 있기도 했습니다. 북미 가정교회 목자 수련회에서 들었던 설교 말씀이 기억이 나는데요. 설교 중에 어떤 목사님께서 하나님 일에 관심 없는 사람들한테 생명의 삶 강의를 해야 하는 그 일이 너무 위축되셨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도 제 목장에 있는 VIP들을 바라보며, 정말 하나님 일에 관심이 이렇게도 없는 저들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애쓰는 나를 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위축될 때도 많았습니다. 오히려 나의 의욕이 저들을 더 망치는 것이 아닐까 염려도 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이 지키시고, 어두운 세상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하심으로 이미 와있는 영광의 시대임을 상기시켜 주셨습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저에게 ‘이거 이거 해라’처럼 차라리 방법을 구체적이게 제시해주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예수님은 ‘이거 해라’ 방법을 주시지 않고, 하늘 복을 주셨고, 그리고 우리를 도우실 성령 하나님을 주셨다고 하셨을 때 방법은 잘 몰라도 그저 맡은 자리를 충성되이 지키고, 그들을 진실로 사랑하다 보면 성령님께서 인도하시고 변화시켜주시겠지 생각하고 저의 의지를 내려놓게 되었고, 하나님께서 만들어가실 사역을 기대하며 여전히 계속하여 내려놓는 훈련 중에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저 목원들을 사랑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 종종 이렇게 말씀하시죠. “공부 못해도 되니 건강만 해라.” 물론 자식이 공부를 잘하면 더 기쁘겠지만, 옵셔널에 불과할 것입니다. 건강만 하라는 이유가, 아프지 말고 건강해서 오랫동안 함께 있자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거창한 것을 하지 않아도, 그저 그 존재만으로도 감사한 존재, 사랑스러운 존재, 그저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할 뿐입니다. 무슨 재미로 온라인 목장에 접속하는지 우리 목원들이 지금까지 성실하게 모임을 지켜주었고, 떨어져 나간 목원 하나 없이 목장이 이렇게 유지가 되고 있는 것이 참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게 부모 마음이고, 하나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모님께서 우리를 사랑으로 길러주시고 기다려주시는 시간 속에 자연스럽게 하나님이 허락하신 시간에 성장하듯, 그런 마음가짐으로 목원들을 섬기는 것이 맞는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저희가 읽은 본문을 보면 예수님께서 스스로 자라는 씨의 비유를 하신 말씀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고, 밤낮 자고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에서 싹이 나고 자라지만, 그 사람은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를 알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씨가 자라는 것은 농부의 의지가 아닌 전적으로 하나님의 의지이며 자연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허락 하심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영혼들의 농부로 부르셨고, 어떻게 싹이 나고 자라는지 그 정확한 시간과 과정은 잘 모르겠지만, 수고의 결실을 즉시 얻지 못하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하나님이 허락해주실 그 결실의 때를 바라보며, 맡은 그 자리에서 그저 우리는 맡겨진 영혼들에게 심고 물주며 가꾸는 일이 우리의 사명인 줄로 믿습니다.제가 아이들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서 육아 관련 프로그램도 자주 접하곤 합니다. 오은영 박사님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죠. 조급하고 걱정이 앞서는 부모 마음에 괜찮다 괜찮다, 욱할 때면 마음속으로 15초만 세고 내가 앞서기보다 아이들을 기다려주라는 말을 육아의 법칙 마냥 늘 한결같이 조언하십니다. 육아는 인내의 싸움이구나를 배울 수 있습니다. 하나님도 우리를 보며 무한하게 인내하셔서 예수님을 통해 그 인내의 현장을 우리에게 몸으로 보여주셨고, 우리 또한 그 인내의 길을 걸어나가라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야고보서 1장에 보면 “시험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그의 참됨이 입증되어서, 생명의 면류관을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씀해주시고 계십니다. 영혼들을 섬기고 사역을 하다 보면 영적인 시험이 자주 찾아오기 마련인데, 그럴 때마다 견디어 내는 사람은 복이 있고, 또 그의 참됨이 입증된다는 말씀에 도전이 됩니다. 우리의 이러한 영혼을 향한 부단한 노력이 참되었다는 것을 하나님 앞에서 입증되길 원하고, 생명의 면류관을 받아 누리는 우리 제일교회 공동체가 될 수 있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