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답답하고 열나고 기침하는 아들

아들 중의 하나가 지난주 월요일 오후에 열이 났습니다. 기침도 하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즉각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린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주말에 토론토에 축구 하러 갔다가 친한 형 집에 3일을 머물다가 왔는데, 그 형이 열이 있었는데 아마 그 형에게서 옮겨온 것 같다고 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린 것인지 검사하기 위해 811에 전화를 걸었는데 병원 근무자, 최근 외국을 다녀온 자, 70세가 넘는 사람만 검사해주기 때문에 아들은 검사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토론토에서 3일간 함께 있었던 그 형이 병원에 근무하는 자였기에 걱정하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는 토요일에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들로부터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 반응은 매우 당황스러웠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시기에 토론토에 간 것에 대해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아들의 건강도 걱정이 됐습니다. 또한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지만 주일에 우리 집에 모인 목자들의 건강이 잘못되면 어쩌나 걱정 되기도 했고, 괜히 이것 때문에 신경 쓰게 될 것에 대해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던 일단 아들을 자기방과 지하에서만 생활하도록 자가 격리 시켰습니다. 그리고 아들은 자신이 접촉한 사람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혹시 몰라서 아내도 직장에 전화해 상황을 설명하고 집에서 자가 격리를 했습니다.

그럼 나도 자가 격리를 해야 하나? 그러면 온라인 예배 준비를 어떻게 해야지? 온라인 예배를 준비하도록 부탁해 놓았었는데 내가 가면 그들도 위험 할 텐데? 목장 온라인 예배를 해야 할까? 그러려면 예배 포멧을 만들고 설교를 레코딩을 해서 줘야 하는데…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예배 담당자들이 서로 접촉을 하지 않도록 하고 마이크도 따로 사용해서 최대한 거리를 두도록 준비를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예수께서 물위를 걸어 제자들에게 찾아온 화요일 큐티 본문(막6장)이 생각났습니다. “이 일이 우연히 어쩌다가 일어난 것은 아니다. 비록 아들이 조심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일지라도 이 상황을 하나님께서 허락 하셨다면 놀라고 두려워하고만 있어서는 안되겠다. 하나님께서 무엇인가 아들을 향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으실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찬찬히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젊은이들도 이 병으로 죽는 자가 있다고 하니 만에 하나 아들이 목숨을 잃는다면 어쩌지? 이 생각은 자연스럽게 아들의 신앙을 점검하게 했습니다. “아들이 예수님을 구주요 주로 영접하고 믿음을 가진 것을 내가 확인했고, 그 믿음을 세례를 통해 고백한 것을 알기에 만일 목숨을 잃는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의 자녀이기에 하나님나라에 가는 것은 확실 해. 나도 앞으로 그곳에서 아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무엇보다 살고 죽는 것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으니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없어!” 이런 생각에 이르니까 점점 염려가 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더 나아가서 “아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갖게 된 것을 하나님께서 허락하셨다면 하나님의 어떤 계획이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걱정보다는 오히려 조금씩 기대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통해 아들이 하나님을 특별히 경험하여 신앙이 자라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새벽기도 시간에 아들의 치유를 위한 기도도 했지만 그것보다 아들의 신앙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가족들과 목자들에게도 이 어려움이 아들의 신앙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위해 부탁했습니다. 아들 자신도 걱정이 됐는지 기도하고 있다고 하는 말을 들으며 오히려 감사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번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아들에게 유익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