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초에 이틀에 걸쳐 온라인으로 진행된 관계 전도자 세미나를 아내와 함께 참석했습니다. 이 세미나에 참석하게 된 계기는 주변에 있는 가정교회 목사와 사모님들로부터 행복의 길이라는 작은 책을 통해 가정에서와 교회에서 나눔을 할 때 심지어 비기독교인과의 나눔도 매우 유익하다는 추천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행복의 길에 관한 소개가 관계 전도 세미나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관계 전도 세미나를 수강하게 된 것입니다.
약 35명이 참여한 관계 전도자 세미나에는 대부분 목회자 부부들이 참석했지만 5~6 명의 목자들과 목녀들도 함께 했습니다. 그중에는 세미나를 몇 번 들었던 분들도 참석해서 관계 전도의 정신을 다시 다잡기 위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세미나가 한국 시간에 맞춰진 관계로 저녁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 주간에 일광절약시간이 해제된 관계로 새벽 4시까지 진행됐습니다. 강사는 오명교 목사님이었는데 가정교회를 시작한 후 20년 넘게 교인들과 함께 실제로 전도를 하면서 체득하고 깨달은 것을 정리하여 또 다른 전도자들을 섬기게 된 것입니다.
관계 전도자 세미나는 크게 네 가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소개하면, 첫 번째는 전도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전도는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 된 삶을 살면 성숙과 함께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전도는 관계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웃과의 관계를 전도하기 위해 무언가를 하기보다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는 관계 전도자가 되라고 권고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세미나 제목이 ‘관계 전도 세미나’가 아니라 ‘관계 전도자 세미나’인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두 번째는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쌍방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도는 관계를 타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기에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먼저입니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쌍방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쌍방 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가정 먼저 경청하는 것이 중요한데,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수용해주고, 존중함으로 반응해주고, 마음을 알아주는 공감 능력을 키우라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거나 상대방의 약점을 지적하기보다 긍정적인 것들을 칭찬해주는 것입니다. 나아가 관심을 가지고 좋은 일과 힘든 일 등에 대해 물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때 사랑을 느끼며 호감을 갖고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관계 전도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감사 나눔을 추천했습니다. 일상의 삶에 일어난 여러 생각과 사건에 대해 감사하는 내용을 적고 그 내용을 상대방과 카톡이나 메시지를 통해 나누는 것입니다. 사람은 감사를 통해 상처나 우울증의 치유를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감사를 통해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관계 안에서 소통이 일어나므로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고 마음에 자유와 기쁨과 평안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모르는 사람과 관계 맺기가 쉬워지고 아는 사람들과 나눌 때 관계를 진전시키기가 쉬워진다고 합니다. VIP와 좋은 관계를 맺거나 교회 공동체의 좋은 관계를 더욱 전진시키기 위해 감사 나눔은 매우 좋은 방법임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네 번째는 전도에 대한 구체적인 또 하나의 방법으로 ‘행복의 길’ 소책자를 갖고 나누는 것입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외적인 환경이나 물질의 풍요함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마음의 문제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 책들을 참고하여 교재를 만들어 교회에서 사용했는데 따뜻한 마음으로 변하면서 자유와 기쁨의 행복한 삶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소책자를 VIP들과 함께 나누었는데 그들의 삶에도 유익하고 더욱 친밀한 관계로 이끌어 주는 것을 보면서 전도의 방법 중의 하나로 제시했습니다.
행복의 길에 대해 추천을 받아 이것에 대해 알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고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행복의 길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겠습니다. 책자의 차례를 보면 1-소통을 위한 대화, 2-열등감, 3-우울증, 4-수치심, 5-성인 아이, 6-완벽주의, 7-용서하기, 8-감사하기, 9-축복과 훈련, 10-행복한 가정 가꾸기로 구성돼 있습니다. 책의 내용을 보면 치유 상담과 관련된 것인데 좋은 관계를 세우기 위한 방법까지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소책자의 사용 방법은 한마디로 단순했기에 별로 어렵지가 않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비어있는 빈칸에다 불러주는 답을 적어 넣는 것입니다. 답을 달다가 질문 항목이 나오면 그 질문에 따라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것이 끝입니다. 특별한 지식을 요구하지 않고 가르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질문에 진솔하게 답하면서 나누고, 상대방의 나눔을 잘 경청하면 됩니다. 이렇게 단순하고 진솔한 나눔을 통해서 자신의 상처가 치유되고 삶이 변하면서 부부 관계와 자녀와의 관계가 이전보다 훨씬 친밀한 관계로 발전했다는 간증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배우고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도라고 하면 지하철에서 복음을 외치거나 전도지를 가지고 집을 찾아다니거나 길가에서 나눠주면서 교회 다니라고 하는 것을 떠올립니다. 내향적인 사람이 대중 앞에 서서 이런 용기를 내는 것은 어렵고, 외향적인 사람도 성경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선뜻 나서기 힘듭니다. 이런 면에서 ‘영혼 구원’이라는 말을 들으면 부담이 돼 자칫 행복한 신앙생활에 방해될 수 있다는 지적을 들으면 온전히 동의하지는 않지만, 공감이 됩니다. 그러나 관계 전도자 세미나는 전도는 방법이 아니라 삶임을 강조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성숙과 전도는 함께 일어나는데 성숙하면 할수록 그와 관계를 가진 VIP들은 그 삶을 통해 하나님께 나오게 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지적입니다. 관계 전도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기보다 내가 먼저 관계 전도자의 삶을 살겠다고 결심 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내 삶이 그리스도를 닮게 되면 나를 만나는 VIP들도 하나님을 만나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계 전도자의 삶을 살면서 여러분도 함께 관계 전도자가 되어 행복하고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밤을 새워 강의를 듣고 대화 실습을 하느라 몸은 매우 피곤했습니다만, 나 자신에게 매우 유익했고, 앞으로 우리 교회 성도들에게도 유익하여 행복한 신앙생활을 할 것이라고 생각되었기에 졸리지 않았고, 오히려 귀를 쫑긋 세우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밤새 진행된 세미나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