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L.A.에서 열렸던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에 아내와 함께 잘 다녀왔습니다.
이번 칼럼은 컨퍼런스 여정에 있었던 한가지 에피소드를 나누고자 합니다. L.A.까지 항공편 가격이 많이 올라서 비용을 절약하고자 여러 사이트를 검색하면서 비교해보았지만 가장 저렴한 방법은 국경을 넘어 미국 국내선을 타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래서 Detroit 공항에 4시간 운전하고 가서 공항 주변에 Parking을 해 놓고 가는 항공편을 구했습니다.
25일 아침 6시 비행편이었기에 Detroit 공항에 새벽 4시까지 도착을 목표로, 주일 밤 11시 30분쯤에 여권과 COVID test negative result 증명서를 가지고 디트로이트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2시간 조금 지나니 GPS 네비게이션이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으슥한 국도로 길을 안내했습니다.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늦은 시간에 저희 둘 다 정신이 몽롱했던지, 다른 생각을 안 하고 마냥 GPS를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깜깜한 거리에 밤안개가 자욱이 올라오고…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GPS 화면을 보니 옆쪽에 큰 호수가 나오고 그 길을 따라가니 막다른 길에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고 문이 잠겨져 있었습니다. 뭐지? 황당함을 추스르고 알아보니 Ferry terminal이었던 것입니다. 차량에 달린 GPS가 Canada에서 U.S.로 설정을 바꿀 때 Ferry를 피하도록 하는 설정이 꺼지면서 우리를 Ferry를 타고 가도록 인도한 것입니다. Oh… no… 당황해하면서 다시 차를 되돌려 온 길로 급히 빠져나왔습니다. 40분 정도를 소비하였기 때문에 제시간에 공항에 도착하기 위해 첩보영화를 찍듯 쉬지 않고 달려 다행스럽게 디트로이트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휴….
그런데 체크인을 하면서 한 번 더 당황했습니다. Carry-on 가방 하나를 체크하는데 $68, 두 개 가지고 갔으니 $136을 더 내라는 것입니다. Oh My… 싸다고 생각한 것이 싼 것이 아니었습니다.
000000 이라는 비행기를 탔는데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충전할 수 있는 Outlet도 없었고 좌석을 뒤로 젖힐 수도 없었고요. 목마르면 물을 사 먹어야 했습니다. 운행 중에 잠깐씩 잠이 들었는데 불편해서 깨곤 했습니다. 안 그래도 불편한데 중간중간 음식 사라, 물 사라, duty free 제품 사라는 광고가 있었습니다. 2시간이 지나서는 잠도 오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2시간을 넘게 가야 한다니 비행기 안이 답답해졌습니다.
컨퍼런스를 마친 후 돌아올 때는 Florida로 가서 한 번 갈아타야 하는 항공편이었습니다. L.A.에서는 정시에 출발했지만, 플로리다에서 갈아탈 때는 한 시간씩 delay가 4번이 되어 5시간이 지나서야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 글은 디트로이트로 가는 항공기 안에서 작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가 됩니다. ㅎ)
고단한 여정이었지만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참 많은 것들을 경험하며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가정교회 목사와 사모들이 주님께서 교회를 통해 이루고자 하신 영혼 구원과 제자 만드는 사역을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서로 협력하여 돕고 세우는 것을 직접 목격할 수 있는 영광스러운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함께 참석한 목회자들과 사모들의 나눔을 통해서, 그리고 사례발표와 간증을 통해서 주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격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섬기는 포도원교회 성도들의 세심한 배려와 헌신 된 섬김을 보면서 더욱 그러했습니다.
L.A. 공항에 아침 일찍 도착했는데 Pick-up 하러 나오신 형제님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을 어떻게 내셨느냐고 했더니 섬김을 위해 휴가를 내셨다는 것입니다. 교회에 도착하니 참석자들이 환영받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교회당을 페이트칠하고 아름답게 데코레이션도 하고,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머물렀던 호텔에는 treat bag를 준비하여 사탕, 초콜렛, 펜, 비타민, 물티슈… 등을 넣어 손글씨로 환영의 메시지를 작성해 놓았습니다. 무엇보다 억지로 하기보다 기쁨으로 섬기고 있다는 것을 그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를 보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컨퍼런스 마지막 날, 성도 중의 한 분은 주의 나라를 위해 애쓰는 목회자를 섬기는 기쁨 때문에 대상포진이 걸렸는데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식당에서 일하다가 얼굴에 뾰루지 등이 난 것을 그 교회 사모님에게 들켰다는 것을 들으면서 저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주를 향한 사랑으로 헌신 된 많은 사람을 만나 교제하며, 사역에 대한 계획과 논의, 그리고 간증들을 접하고 나니 자칫 불평으로 끝을 맺을 뻔한 비행기 안에서 동부에서 서부로, 서부에서 남부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부로 도는 비행기 일주를 하며 ‘돈은 조금 내고 비행기를 실컷 탔으니
돈 낸 것보다 비행기를 더 많~이 타게 됐다’며 하나님께 감사하며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웃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