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가 세상에 마스크를 씌우다

우리의 삶을 힘들게 흔들어 놓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중심으로 말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요한복음 9장에서 나면서부터 앞을 보지 못한 장애인을 두고 누구의 죄 때문인지를 물었던 제자들처럼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책임 소재를 두고 시끄러운 공방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코로나바이러스 출현 원인이 중국이다, 아니다 미국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코로나 확산의 책임을 두고 교회의 주일예배 때문이다, 아니다. 정부가 중국 입국자를 막지 않았기에 정부 때문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유럽과 미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검사하고 격리하는 것의 비용을 본인들이 내게 해야 한다, 아니다 오히려 한국에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고 합니다. 나라마다 이런저런 경기 부양책이나 코로나 확산 방지 대책들이 쏟아져 나올 때마다 잘한다, 못한다,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고 소리를 내뱉습니다. 매우 소란스럽습니다.

이런 시끄러운 소리가 가득할 때 그리스도인으로서 누가복음 13장에서 가르쳐 주신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리는 것이 유익할 것입니다. 몇몇 사람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리 사람들을 학살해서 그 피를 희생제물에 섞었다는 사실을 예수님께 알렸을 때 갈릴리 사람들이 학살 당한 이유가 다른 모든 갈릴리 사람보다 더 죄를 많이 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비난하기 전에 너희 자신을 돌아보고 회개하는 기회로 삼으라 그렇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소란스러운 세상에 허우적대지 말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 자신을 새롭게 다잡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몇 주 전에 이 말씀을 설교에서 언급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런 뉴스를 접하면서 어느덧 제자들의 대열에 합세하여 소음을 만들어 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말씀대로 살지 않고 그 말씀을 잃어버린 저를 보면서 스스로 창피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문득 세계 전염병으로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쉴새 없이 만들어 내는 인간들의 무의미한 말들과 서로를 대적하며 쏟아내는 다툼들과 인간의 욕심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소리들을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멈추지 않고 달려가다가 끝내는 퍼져 끝장 나기 전에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소란스런 전세계의 입을 채우는 마스크 말입니다. 소란스런 입을 채우지 않고는 하나님의 말씀하심을 듣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도무지 멈출 기세가 없이 소란스럽게 돌아가는 세상을 억지로 멈춰 세우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모임을 강제로 해산시키고 집에서 자가격리 하여 조용히 혼자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세상의 물리적인 움직임을 느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때가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과 함께 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요? 잘못하면 집에 혼자 계속 머물러야 하기에 미디어에 빠질 수 있는데, 감사하게도 우리교회는 지난 주일부터 3주간 다니엘 금식에 포함된 미디어 금식을 하고 있기에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가지는데 더욱 도움을 받을 것입니다. 이번 다니엘 금식이 여러분의 인생에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과 깊은 사귐을 갖는 뜻 깊은 기회가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