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헌 방식을 바꿨어요

예배순서를 보면 “봉헌”이라는 시간이 있습니다. 봉헌이란 헌금을 받들어 드린다는 의미로 세상의 모든것은모든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것이요 지금도 여전히 세상을 주관하심으로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심에 대한 신앙의 고백으로 드리는 예물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임을 고백하며 하나님의 뜻을 좇아 생활하겠다는 십일조와, 우리의 삶에 구체적으로 역사하셔서 베푸시는 은혜에 감격하며 드리는 감사예물과,  때로는 소원을 담아 기도함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 등등입니다. 이렇게 드린 예물은 교회공동체가 교회에 본질적으로 주어진 책임과 사역을 감당하기 위한 필요에 따라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교회를 처음 나오는VIP들(크리스챤이아니지만 교회에 방문하셨거나  교회에 갓 나오기 시작했지만 아직 믿음이 성숙하지 않은 분들을 우리가 종의 자세를 가지고 귀빈처럼 섬기자는 의미에서 VIP라고 부릅니다)과 아직 헌금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바구니를 돌리지 않고, 헌금을 예배하러 들어올때입구에 배치된 헌금함에 넣고 들어오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10여년전에 처음 우리 교회에 부임했을 때에는,  봉헌시간에 헌금 바구니를 앞에서부터 돌리고 그  바구니에 각자 집에서 미리 준비해 온 헌금을 넣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가정교회로 전환한 후 영혼구원에 더욱 집중하게 되면서, 교회에VIP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헌금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VIP분들과 신앙이 깊지 않은 분들에게는 예배시간에 헌금 바구니를 돌리는 것이 부담을 줄 수 있을것같아 예배당 입구에 헌금함을 배치하여 미리 헌금을 넣고 들어오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에 어린 청년들이 많다보니봉헌도 하나님께 예배함에 있어서 중요한 헌신의 표현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할 필요도 있었기에 봉헌시간을 통해 헌금바구니도 돌리는 것으로2가지의 방법을 함께 해왔습니다. 그렇게 함으로 헌금 바구니를 돌릴 때 바구니를 그냥  패스해도 어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인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더라도교회에익숙하지 않은VIP분들은 자신에게 돌아오는 헌금 바구니를 대할 때 마음에 불편함이 있을것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어색하지 않도록 헌금방법에 대한것과바구니에 헌금을 넣지 않고그냥패스해도 괜찮다는 안내를 드리려해도.. 신앙이 어린 분들에게는 돈 얘기를 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주저가 되기도 하고, 또한 헌금을 하고 들어왔더라도 바구니가 본인에게 다가오면 어쩔 수 없이 사람이 의식되어 신경이 쓰이지 않을까 마음이 쓰였습니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헌금바구니를 돌리지 않으면 어떨까 생각을 해본것입니다. 특히9월에는 처음 교회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번9월부터 실시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예배 시간에 헌금 바구니를 돌리지는 않지만 헌금위원이 봉헌시간에 헌금함을 앞쪽으로 가지고 나오는 시간과 예물을 위한 기도 시간은 여전히 가지는 것입니다.

헌금하는 자세는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편지를 써서 가르쳐 준 것을 참조할 수 있습니다. 헌금은 “힘대로 할 뿐 아니라 힘에 지나도록 자원하여….우리를 사랑하는 이 모든 일에 풍성한 것 같이 이 은혜도 풍성하게 할지니라”(고후8:3-7), “이렇게 준비하여야 참 연보(a voluntary gift )답고억지가 아니니라”(고후9:5)고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헌금은 강요하거나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결정이어야 하고, 인색함으로 하지 않고 희생하는 자세여야 하며, 미리 준비하는 자세여야 함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비록 예배 시간에 헌금 바구니를 돌리지 않더라도 앞서 헌금의 올바른 자세에서 살펴본 대로 의도치 않게 강요하는 것을 방지하고, 인색하지 않고 풍성하게 드릴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올바른 헌금을 하기 위해서는 준비 없이 허둥지둥하지 않도록 예배시간에 여유있게와서 감사의 마음으로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헌금봉투에 감사와 간구의 제목을 적어서 헌금을 하면 헌금위원들이 정리해서 앞으로 가져와 공동체와 함께 감사의 제목을 나누는 것입니다. 헌금의 내용을 통해 공동체에 속한 지체들에게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시고 기도에 응답하시는 지를 나눌 때 공동체가 함께 감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한 영혼이라도 복음의 본질이 아닌 교회의 전통이나 관례로 인한 의식 때문에 하나님 나라에 들어와 영원한 생명을 얻는 일을 놓치는 일이 없이 모두 다 구원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헌금을 미리 준비하는 훈련이 되고 익숙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것이고그에 따라 헌금수입도 줄어들어 당분간 교회 재정이 어려울 수 있을거라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부족함도 감사함으로 여기고 감당해 나가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