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선출된 국제가사원장이신 이수관 목사의 칼럼입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정말 사모해야 할 능력에 관한 글인데 유익함을 가지길 소망합니다.
크리스천들은 능력을 사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능력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능력을 소유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보통 그럴 때 의미하는 능력은 주로 기도의 능력, 병 고침의 능력 같은 신령한 은사이거나, 아니면 방언, 예언 같은 영적인 것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사실 우리가 능력있게 살지 못하는 이유는 그런 은사가 없기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즉, 그런 은사들은 우리가 세상을 능력있게 사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은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능력있게 살지 못하는 이유는 일상을 사는 지극히 상식적인 힘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심한 디프레션이 있어서 변화조차 시도하지 않는 사람이던지, 아니면 정서의 고저가 (Up & Down) 심해서 조금 변하는가 싶으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있는 사람들도 가만히 보면 일상을 사는데 필요한 아주 작은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능력은 기도, 방언, 예언, 병고침 같은 것이 아니고 (물론 이런 것들도 사모해야 하겠지만),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상식적인 능력들입니다.
예를 들면, 첫번째 우리가 사모해야 할 능력은 용납의 능력입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좋지 않은 기억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것에 대한 분노와 열등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과거에 대한 분노와 그로인한 열등감은 정말이지 우리가 가진 능력의 모든 부분을 약화시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화를 터뜨리는 사람, 남의 말을 곡해해서 듣는 사람, 그외에도 이상한 방어기제로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들어서, 결국은 ‘그 사람은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좋아..’ 라는 말을 듣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따라서 과거에 있었던 것이 어떤 일이든지 어느 시점에는 툴툴 털어버리고, 용서를 선언하고, 가슴속에 묻어 버릴 줄 아는 것이 진정한 능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에 따라 어떤 사람은 선천적으로 상처를 덜 받고, 용납하고 쉽게 잊어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작은 일도 쉽게 잊지 못하고, 그 일을 곱씹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용납하는 것 역시 연습으로 가능하고 또 우리가 연습해 가야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 역시도 매일 그것을 연습해 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빌3:13-14). 용납할 줄 아는 힘은 분명 우리가 습득해야 할 능력입니다.
두 번째 우리가 사모해야 하는 것은 인내의 능력입니다. 야고보는 시련이 우리를 성숙으로 인도하는데,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인내라고 얘기합니다 (약1:2-4). 예수님을 믿고난 후에도 자라지 못하고 성숙해 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인내력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성숙해 지기 전에 쉽게 포기해 버립니다.
직장에서도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참고 견디기 보다는 사표를 내고 이직을 결정합니다. 한 업무를 적어도 4-5년은 해야 그 일에 노하우가 생길텐데 문제만 생기면 그만 두는 것으로 해결하니 좋은 커리어가 생길리가 없습니다.
그건 목장 생활도 교회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가 좋고 목장이 너무 좋다고 노래를 부르다가도 본인에게 조금만 견디기 힘든 문제가 생기면 목장을 그만두고 교회를 옮기는 것으로 해결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가 참 많습니다. 목장과 교회가 인내를 연습하고 그 능력을 키우는 곳이어야 합니다.
세번째 중요한 능력은 관계의 능력입니다. 사실 관계는 우리의 삶의 질에 많은 부분을 결정합니다. 부부의 관계가 좋으냐 나쁘냐 하는 것은 우리의 행복의 많은 부분을 결정합니다. 직장 생활에서도 많은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알고 보면 관계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일이 적성에 안 맞는다고 힘들어 하고, 일이 재미가 없다고 하면서 이직을 결정하지만, 사실 속을 들여다 보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입니다. 직장 동료들과 좋은 관계에 있고 팀웍이 좋으면 일이 재미있고, 하는 일이 적성에 맞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반대로 관계에 실패하면 어떤 일에도 정을 못 붙이고 이리 저리 옮겨 다니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관계를 잘 맺을 줄 아는 것이 얼마나 큰 능력인지 모르겠습니다.
관계를 잘 맺는 사람이 되려면 우선 쉽게 사람에게 실망하는 습관을 버려야 합니다. 우리는 어떤 모임에 가면 일단 사람에게 실망하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꼭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 사람이 좀 힘들어..’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몇일만에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을까요? 그 사람의 배경, 그 사람의 장점 등등 절대로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몇일만에 힘들다고 마음을 정해버립니다. 이렇게 실망하는 대신 상대방을 하나님이 주신 관계형성을 통해 캐낼 것이 무한이 많은 보물 상자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목장에서 훈련하는 섬김과 순종의 연습은 관계의 능력을 키우는데 핵심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섬김과 순종이 습관이 되어, 목장을 넘어서 우리의 모든 삶에 실천이 된다면 관계의 기술은 이미 얻어진 것으로 봐도 좋을 것입니다. 관계의 능력은 분명 우리가 애써 만들어 가야할 소중한 능력입니다.
마지막으로 회복 탄력성의 능력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회복 탄력성이란 스프링을 눌렀다가 놓을 때 다시 원상태로 복원되는 힘을 말하는데 사람에게도 이런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패를 경험했을 때, 그대로 주저 앉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 있고, 다시 일어나더라도 오래 걸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는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데 뿐 아니라 사역을 위해서도 너무나 소중한 능력입니다 (고후4:8-9).
특별히 하나님은 실패를 통해서 우리를 만들어 가시기 때문에 이 회복 탄력성이야 말로 실패에서 우리를 재생산 해내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릴 줄 아는 것, 유머감각, 내 삶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을 받아드림, 다른 사람을 이해할 줄 아는 것 등 여러가지의 요소로 만들어 질 수 있기 때문에 목장 생활은 이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많겠지만, 크리스천으로 우리는 이런 능력들을 사모해야 하고 이런 능력들을 키워가야 할 것입니다. 목사로서 우리는 성도들이 이런 능력을 키우도록 도와 주어야 할 것입니다. 목장 생활을 통해서 이런 능력을 연습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주고 권면하며, 이끌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럴 때 성도들이 세상에서 능력있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국제가정교회사역원장 이수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