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고백적인 감사

오늘은 추수 감사 주일로 예배합니다. 추수감사절은 구약의 3대 절기 중의 하나입니다.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지키던 세 가지 축제가 있는데 유월절, 칠칠절 그리고 수장절입니다. 유월절 (무교절)은 애굽 장자의 죽음 때에 죽지 않고 구원받았음을, 칠칠절 (맥추절, 오순절)은 봄 농사를 통해서 얻은 수확과 풍작을 갖고 애굽에서 노예로 살 때 고통당했던 시절을 기억하면서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감사하는 축제이고, 수장절 (장막절)은 한 해의 모든 추수를 마치고 농산물을 창고에 저장한 후, 천막에서 살았던 광야의 삶을 기념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축제입니다.

추수감사절로서의 칠칠절과 수장절은 가나안에서 정착하면서 농작물을 키우고 수확하는 것과 연결돼 있습니다. 농작물을 가꾸고 키우기 위해 정성 어린 수고를 했지만, 추수 전에 불어 닥친 태풍과 홍수 등의 자연재해로 모든 것을 잃고 허탈해하며 통곡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농작물을 가꾸는 사람들은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도움을 바라며 추수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 졸이고 그날을 기다립니다. 사람이 수고하였지만, 하나님의 도움이 아니면 열매를 얻을 수 없음을 농부들은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아는 사람들은 비록 그의 땀이 배어있는 수확물이지만, 먼저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지켰을 것입니다.

구약의 절기를 신약 교회에서 그대로 행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그 의미와 정신은 신약성경에서도 나타나 있기에 현시대 상황에 따라 새롭게 조명하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신약성경에 감사에 대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것이 “범사에 감사하라” (살전 5:18) 즉, 모든 일에 감사하라고 합니다. 또한 “모든 일에 언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에베소서 5:20)라고 합니다. 성도들에게 있어서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은 보여지는 복을 주심에 대한 표현을 넘어 모든 일에, 언제나 감사하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는 것은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것과 함께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 감사하라는 말씀을 들으면 거북하거나 부당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대학 입학이나 좋은 직장에 들어갔을 때, 하는 일이 잘될 때는 감사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시험에서 떨어지거나 가족 중 건강에 문제가 생겼거나 틀어진 관계가 지속될 때는 감사 대신 스트레스가 차서 불평이 나오고 화가 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감사하기 힘든 때에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왜 감사하라고 합니까? 그 이유는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창조주이시며 지금도 여전히 다스리십니다. 그리고 그의 자녀들의 필요를 알고 계시고 인도하시기 때문에 감사하라고 합니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롬 8:35)

감사는 믿음과 연관돼 있습니다. 감사하기보다 삶의 염려와 두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향해 주님께서는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지우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 보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 (마 6:28-30)라고 했습니다. 이런 면에서 그리스도인들의 감사는 신앙고백에서 나와야 하는 감사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삶은 하나님의 손에 있음을 알고 있기에 어떤 상황과 어떤 곳에서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을 사랑하는 하나님은 결코 여러분을 못 본 체하지 않고 여러분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을 더욱 강건하게 세우기 위해서 때로는 어려운 상황을 허용하시기는 하지만 하나님은 결코 그의 사랑을 거두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형편일지라도 감사하지 않을 것이 없는 것입니다.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롬 8:39)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감사는 신앙고백에서 흘러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때 긍정적인 요소가 나온다고 합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처럼, 감사를 하기 위해서는 감사를 해야 감사의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추수감사절을 맞아 여러분의 주위에 필요한 것을 제공하신 하나님께 감사합시다. 필요한 것으로 먹이신 것에 대해 감사합시다. 여러분의 주위에 사람들을 주심에 감사합시다. 사랑하는 가족과 목장 식구들을 주심에 감사합시다. 구원을 베풀어 주심에 감사합시다.

또한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것들이 생각나지 않아도 감사합시다. 여전히 세상이 암울할지라도 감사합시다. 학교생활과 직장생활에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감사합시다. 가정에 좀 힘겨운 문제가 있어도 하나님께서 알고 계시고 개입해 주실 것을 믿음으로 감사합시다. 남에게 말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습니까? 그럼에도 여러분을 사랑하여 여러분의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감사의 제목으로 삼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오늘의 신앙고백적인 감사로 인해 여러분의 삶이 더욱 감사가 넘치는 삶으로 변화되기를 소망하며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