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저녁 무렵 어버이 날을 맞아 선물과 함께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면서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신앙을 전수해 주심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렸습니다. 저의 아버지는2012년 가을에89세의 나이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고, 어머니는89세의 나이로 지금은 목사 사모인 넷째 누님과 가까이 살면서 작은 시골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먼저, 저의 아버지를 소개하면, 아버지는 경남 합천에서 캐나다 선교사로부터 복음을 전해 받은 증조 할아버지를 통해 가족 모두가 신앙을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일본 제국의 압제로 나라 잃은 슬픔을 경험하기도 했고,한국 전쟁의 포화 속에서 많은 주검들을 목격하며 두려움에 떨기도 했는데 이러한 격동의 시대를 살면서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더욱 키우셨습니다. 당신 자신의 삶을 종종 말해 주셨는데 처음부터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깊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신앙을 가진 집에서 자랐습니다만 술도 많이 드시고 세상적인 삶을 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일제시대에 강제로 일본 군대에 잡혀 들어가게 됐을 때 훈련소에서 밤에 탈영을 했습니다. 밤이어서 부대와 가까운 야산에 숨어 있었는데 군대의 추격에 거의 발각될 상황에서 살려주시기를 하나님에게 간절히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갑자기 맑은 하늘에 구름이 뭉치고 폭우가 쏟아져 내리고 번개가 주위를 때림으로 군대가 할 수 없이 수색을 중단하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때로부터 하나님은 살아계신 분이시고 자신을 죽음에서 구해주셨다는 것을 믿게 됐다고 합니다. 빼어난 노래 실력을 가지신 아버지는 일하실 때나 여유의 시간이 있을 때나 늘 하나님을 향한 찬양을 부르며 자신은 하나님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어린 17세에 아버지에게 시집을 왔습니다. 외가 식구들은 교인들간의 문제로 인해 교회를 다니지 않았습니다만 어머니의 결혼 당시에는 식구들 모두 교회를 다니고 있었기에 교회 전도사님이 저의 부모님 중매를 섰다고 합니다. 아버지와 결혼한 후 신실한 믿음을 소유한 시어머니의 사랑으로 인해 어머니는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는 참 신이라는 것이 믿어졌고 시어머니와 함께 하나님을 믿는 것이 매우 좋았다고 합니다. 조그만 시골에서 살았던 외할아버지는 여자는 시집만 잘 가면 된다고 생각하여 학교를 보내지 않았기에 제가 초등학교 다니고 있었을 때 까지만 해도 한글을 읽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자신도 성경을 읽고 싶다고 하여 중학교를 다니는 저에게 글을 배워달라고 하여 그때부터 성경을 천천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삶의 지혜를 가지신 분으로서 자식들을 향한 희생도 있지만 먼저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게 살려는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남이 보든 그렇지 않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정직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로부터도 존중을 받았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늘 이른 새벽에 예배당에 가서 교회와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집에 돌아와 자녀들을 깨워 짧은 가정예배를 드리신 후 하루의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성경을 말로 가르치지는 않았지만 삶을 통해 어떻게 하나님을 섬기는 것인지를 보여주셨고, 두 분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과 더불어 이웃으로부터 존중 받는 모습이 부모님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이런 부모님을 주신 하나님께 어버이날을 맞아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