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을 묵상합니다

지난 목요일부터 큐티 본문이 요한계시록입니다. 요한 계시록은 복잡한 환상들, 알기 어려운 예언적 묘사들, 여러 상징적 숫자들과 난해한 내용들이 나옵니다. 특히 과거의 역사를 연구하기보다 대부분 앞으로 닥칠 예언으로 구성돼 있기에 본문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많은 이단들과 광신자들이 자신들의 생각대로 짜맞추어 해석함으로 예언들을 오용하고 남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계시록을 강의하거나 설교하는 것을 꺼려하기도 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계시록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할지에 대해 기본 원리들과 중요 주제들을 간략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요한계시록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계시로서 주신 성경입니다. 계시라는 용어는 ‘베일을 벗겨서 나타내어 준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덮어 두도록 주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속히 될 일을 우리에게 알리려고 나타내 주신 것으로서 단지 미래에 대한 한낱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접근하기보다 그 말씀을 읽고 듣고 깨달아 말씀대로 지키며 살기 위해서 부지런히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요한 계시록의 저자는 전통적으로 열두 제자 중의 한 사람인 사도 요한으로 봅니다. 사도 요한은 아시아(에베소)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밧모섬으로 추방됐는데 이때가 도미티아누스 14년(95년)입니다.  그때 당시 하나님께서 요한을 불러 말씀과 환상을 통해 박해를 받아 고통가운데 흩어져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주신 메시지가 계시록입니다. 비록 요한의 계시록이라고 제목이 붙어 있지만 제일 저자가 하나님이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첫 문장에서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고 적어놓은 것입니다.

이 책은 당시 로마황제와 세상 세력에 의해 환난과 핍박을 당하고 있던 그리스도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서 주님이 요한에게 기록하게 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당시 황제 숭배의 압력과 세상 죄의 유혹을 받고 있던 성도들에게 끝까지 믿음을 지키고 인내하도록 격려하기 위함입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은 요한을 하늘보좌로 불러 이 세상의 현실을 뛰어넘는 영적 실재와 세상 역사의 진행을 보여주셨습니다. 세상에서는 사탄이 권세를 부리고 있지만 그 결말은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가 마귀를 이기고 승리하실 것임을 보여주심으로 승리의 확신을 가진 교회가 핍박가운데서 믿음으로 인내할 수 있게 하신 것입니다.

요한 계시록을 읽어 갈 때 주의 해야 할 것 중에 하나는 기록된 환상들과 여러 사건들은 시간적인 순서로서 이해하기 보다 요한이 환상들을 본 순서대로 기록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특히 심판 시리즈는 각기 독립적인 심판으로 보기보다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과, 각 심판은 일괄적으로 온 우주에 걸쳐서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이 아니라 지역별로, 나라별로 또는 사건이 중복적으로 표현돼 있습니다. 그러므로 환상과 사건의 내용을 먼저 파악하여 내용을 따라 서로의 순서를 배열해야 합니다.

다음은 계시록에 흐르는 주요한 내용입니다.

이제 있는 일과 장차 있을 일

계시록은 하나님이 반드시 속히 될 일을 그 종들에게 보이시려고 주신 것이기에 지나간 일이나 역사를 다루기보다 ‘속히 될 일’로서 ‘이제 있는 일들’과 ‘장차 있을 일들’을 포함합니다. 즉 사도 요한의 현 시대로부터 이 세상 마지막 날까지 일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전체 교회 시대의 일을 기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교회와 세상의 영적 싸움에 승리하는 교회

마지막을 당한 세상에서 교회가 영적 싸움 가운데 있음을 가르쳐줍니다. 사단의 힘이 역사하는 세상에서 교회(즉, 성도들)은 많은 환난과 핍박을 당합니다. 사회 활동과 경제 활동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당하며 종종 순교자를 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의 배후에 있는 ‘용’ 곧 사탄이 세상의 권력들과 거짓 선지자들을 통해 교회를 미혹하고 핍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사탄이 승리하고 교회는 마치 죽임을 당하여 그 존재가 끊어지는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하나님께서 개입 하셔서 사태를 역전 시키십니다. 사탄과 그를 따르는 자들은 결국 불과 유황 못에 던져지며 영원한 불 못에 던져 집니다. 세상과의 싸움에서 결국 교회가 승리하여 이 세상은 궁극적으로 하나님과 그의 기름 부으신 자의 나라가 되어 그가 세세토록 왕 노릇 하실 것입니다.

믿음과 인내

유혹과 핍박과 환란 가운데 살 때 승리하리라는 확신을 가진 교회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이 세상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 죄에서 떠나 나와야 합니다.(18:4) 사단의 휘하에 있는 이 세상은 비록 권세가 크고 화려하고 그래서 유혹 받을 만한 것이 많다고 할지라도 성도들은 하나님 나라에서 주님과의 혼인잔치를 바라보며 믿음의 정절을 지켜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죄와 타협하지 않고 정절을 지키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것이지만 주님은 우리에게 끝까지 배반하지 말고 믿음을 가지고 인내하여 죽기까지라도 충성할 때 생명의 면류관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십 사만 사천 & 666

계시록을 언급할 때 많은 사람들이 흥미롭게 여기는 것 중에 두 가지가 하나님의 백성으로 인침을 받은 144,000이라는 숫자와 짐승의 숫자인 666일 것입니다. 미혹하는 이단들이 흔히 이 두 가지를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것으로 왜곡합니다. 여기에서 인 침을 받은 144,000이라는 숫자는 상징적인 숫자로서 택함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의 총 숫자를 가리키고 있다고 고신 교단 교수들은 봅니다. 14:3에 보면 “땅에서 속량함을 받은 십사만 사천인”이라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666이라는 숫자를 개혁주의 주석가들은 상징적으로 이해해서 적그리스도로서 가장 교만한 사람이나 단체를 가리킨다고 보기도 하고, 또 다른 학자들 중에는 네로 카이사르를 히브리어로 변환해서 그 글자의 수 값을 합산하면 666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요즘 시대는 컴퓨터나 바코드가 적그리스도인 666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고신 교단 교수들은 문맥을 살펴볼 때 짐승은 온 세상을 다스리는 세계 제국을 의미하는데, 당시에는 로마 제국이었고, 당시 성도들은 제국의 정점에 있는 황제 숭배 때문에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었기에 당시 황제인 도미티아누스를 가리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도미키아누스 황제의 축약된 헬라어 칭호들을 다 합치면 666이 된다고 Beale은 주장 하지만 이런 칭호들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동전은 아직 발견된 것이 없다는 것을 들어서 확실한 것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계시록의 마지막은 처음 도입에서도 언급한 ‘보라 내가 속히 오리니 이 책의 예언의 말씀을 지키는 자가 복되다’는 것을 다시 언급합니다. 왜냐하면 계시록의 말씀은 드러내어 널리 전하여서 듣고 지켜야 복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계시록을 깨닫게 해 주시도록 기도하면서 열심히 읽도록 합시다. 나아가 깨달은 그 말씀을 좇아 지키도록 하십시다. 그래서 ‘내가 속히 오리라’ 하신 주님의 말씀에 ‘아멘, 주 예수여 어서 오십시오!”으로 기쁘게 화답할 수 있는 성도들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