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더

북미 가사원장 김인기 목사님의 칼럼을 읽다가 가정교회의 정신이 잘 드러나고 팬데믹으로 움츠린 마음에 용기를 줄 수 있겠다 싶어 요약 및 편집하여 목회 단상에 싣습니다.

저는 가정교회 안에 모든 교회 문제 해결의 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과 줄만 잘 대고 있으면 그 인생에 부어 주시는 풍성함 넉넉함 즐거움이 체험적으로 다가오는 그 구조가 가정교회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신 목적도 그렇고 그 목적을 이루어 가라고 만들어 주신 교회의 사명도 그렇고, 결국 지옥 갈 영혼이 예수 믿어 천국 가게 하는 영혼 구원에 있습니다. 그 영혼 구원이라는 사명이 하나님의 마음에 꼭 맞아서 그런지, 그 영혼 구원을 이루려고 애를 쓰는 교회 구조, 행정, 모임, 삶 공부, 예배, 섬김 가운데 성경 말씀이 진짜 체험으로 다가오고, 추상적인 좋은 말씀이라고 생각되는 성경의 내용도, 머리로만 아는 교리나 왕년의 교회 경험에 머물기보다, 삶의 체험으로 고백 되는 현상을 매일처럼 보고 살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말은 그렇게 안 하지만 느낌으로 아는 것이 있는데, 영혼 구원이라는 말 자체가 이제는 교회의 프로그램이 되어서, 하는 사람은 열나게 하고 안 하는 대부분의 교인은 구경꾼의 영성만 깊어지게 하는 추상적인 좋은 말이 되었습니다. 교회 “안에서” 교회 일 “열심히” 하는 분 중에는 가장 힘들어하고 당황스러워하는 말이 “영혼 구원”입니다. 자신과 다른 사람, 성격이 이상한 사람,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사람들과 밥을 먹거나 자신의 집을 열고 예수님 모른다는 것 하나 때문에 초청하는 섬김의 일들은, 구경하러 다니던 교인들에게는 엄청난 희생이요, 그런 불편함을 일부러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자신 스스로를 생각할 때 뭔가 좀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교회 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냥 마음에 좋은 일 같으니까 헌신하시는 분들은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잘 배우려고 하고, 뭐든지 일단 시도해 보려는 마음 때문에 영혼 구원이라는 단어에 포함된 섬김과 만남과 희생을 별로 어렵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령 체험, 성령 충만, 성령님의 다스림 같은 말들이 뭔지 쉽게 느끼고 체험하고, “고생인데 즐겁다” 같은 성경적 기쁨을 먼저 체험적으로 누리다가, 그 체험이 교리적으로 어떻게 표현되는 말인지 나중에 압니다.

그래서 절제는 무엇을 “안 하는 것”만 아니라 할 것을 “할 줄 아는 것”도 포함한다는 사실을 늘 나누었습니다. 왜냐하면 해야 할 것을 하면 안 해야 할 것을 저절로 안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질에 대한 감각도 가난하기 때문에 인색한 사람이 있고, 가난함에도 풍성한 사람이 있습니다. 많이 소유했음에도 움켜쥐고 인색한 삶으로 나타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넉넉하지도 않은데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으로 풍성한 나눔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도님들의 삶에 항상 넉넉한 소유를 가지되, 나눔에 있어서는 더 큰 넉넉함으로 하나님의 손길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해왔습니다. 다시 말하면 숫자로 표현되는 재산과 나눔이 풍성한 영성과는 아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목회 현장에서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은 “형편”에 따라 좌우되기보다, 의미와 목적을 결정하는 “영성”에 따라 피곤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합니다. 모두 하나님과의 관계를 근거로 나타나는 열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정교회 안에는 모든 영적으로 중요한 내용을 체험적으로 경험하고 고백하게 하는, 소위 교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모든 답이 다 들어 있다고 말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 평신도 세미나에 전국에서 참석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져서 조그마한 우리 교회 입장에서는 참관하는 목장과 민박을 결정하는 과정이 조금 복잡했습니다.

그러나 그 복잡함이 오히려 우리의 실력을 다듬고, 현재 우리의 영적 성숙함을 가늠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2년 넘게 코로나 전염병으로 인해 방송마다, 사람마다, pandemic fatigue (전염병 피로감)이란 말을 많이 하지만, 저에게는 사실 가정교회 공동체를 보며 오히려 늘 도전의 기회로 삼고 믿음의 발돋움을 시도하는 기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펜데믹 상황에서 비행기 타고 직장과 사업에 휴가를 내면서까지 세미나에 오시는 분들도 대단하고, 이 귀한 분들을 잘 섬기겠다고 형편과 처지를 바꾸어 가며 준비하는 형제자매님들도 믿음으로만 설명이 되는 대단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정교회의 영성입니다. 상황에 따라 살기보다, 상황을 극복하고 한 걸음 더 내 딛는 믿음의 발걸음에 하나님을 경험하게 됩니다. 참석자에게 안방을 내 드리고, 두 목장이 함께 목장을 하고, 구하기 힘든 검사 키트를 구입하고, 끝나면 파김치가 될 것을 알면서도 음식을 준비하는 형제자매님들의 결단과 표현이 감격스러울 뿐입니다.

가정교회로 문제 해결뿐 아니라 풍성함을 누릴 수 있게 되어 감사가 넘치고 그런 형제자매님들을 볼 때마다 “멋있다!” 고백하게 됩니다. 우울한 상황을 뚫고 믿음의 한 걸음을 더 내딛는 모습, 가정교회 안에 포함된 하나님의 능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