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에게 드리는 편지 – 백창근 목자(도쿄목장)

안녕하세요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원래는 한국 가기 전에 편지를 남기라고 했는데 오히려 이런 영상편지를 남기게 되어서 더 좋은 거 같아요. 일단 시작으로 먼저 너무 감사하다는 말도 다 하고 싶어요. 제가 표현을 잘 못 하고 아직도 숫기가 없어서 그런지 제가 원하는 만큼의 표현이 힘든 거 같아요. 하지만 이 기회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표현을 하고 엄마와 아빠가 제 진심을 알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어요. 그런 저의 편지를 잘 들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워털루에서 목자를 하면서 어머니의 마음을 알 수가 있었고 워털루를 다니면서 코업을 하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더 이해를 할 수가 있었어요. 물론 지난 22년간 저를 키워 주신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 되는 게 사실이지만 대학을 들어가기 전에 얼마나 제가 감사하지 않았고, 부모님의 사랑을 당연스럽게 하고 생각하고 있었던 제 모습을 부끄러워 하기에는 필요한 배움의 시간이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므로 다시 한번 말씀 드릴게요. 지금까지 저를 이렇게 바르게 키워주시고 비록 저랑 의견이 안 맞아도, 안 빠질 때가 있어도,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또한 제가 오랜만에 학교에서 본가로 돌아올 때마다 제가 투덜거리고 퉁명스러워도 반갑게 맞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그리고 지금도 솔직히 어렴풋이밖에 모르지만 엄마와 아빠가 저를 위해서 두 분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발걸음을 멈췄을 때가 많다고 생각을 해요. 두 분의 인생을 살아가기도 바쁜데 제가 태어나고 아무것도 모르는 저를 사랑과 인내로 씩씩하게 과학을 좋아하는 어린이는 키우셨고 캐나다로 가는 결정을 내리셨을 때는 아버지는 가족과 떨어져 있는 외로움을 짊어지셔야 했고 어머니는 말이 안 통하는 나라에서 제 뒷바라지를 해주셔야 되는 무게를 짊어지셨죠. 그리고 두 분 다 방황하던 사춘기 시절을 견뎌 내셔야 했지요. 죄송합니다. 캐나다를 가기 전에 어린 제가 엄마 아빠가 짊어져야 하는 책임의 무게를 알았다면 두 분을 조금 더 편하게 해 드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저를 위해서 고생하면서 제가 부모님이 노력과 희생을 몰라줘서 괘씸할 때도 있었겠죠. 하지만 엄마 아빠는 제가 지금까지 이런 감사 인사를 안 해도 묵묵히 그 무게를 감추시고 제 뒷바라지를 해 주신 것이 이제나마 조금씩 보입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뭐 아직 대학원은 있지만 곧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나이가 되었어요. 그리고 엄마와 아빠는 곧 일생을 몸담아오신 사회에서 벗어나야 할 나이가 슬슬 다가 오시고 있고요. 그리고 저와 부모님과의 큰 나이차이가 존재하는데 부모님이 가지고 뛰었던 바톤을 남들보다 제가 조금 더 빨리 넘겨 받아야 되는 상황인 거 같네요. 그리고 엄마 아빠가 저를 기다려 주셨듯이, 곧 제가 엄마  아빠를 기다리는 시간도 올 거 같습니다. 제가 사실 몇 살이 되어도 엄마 아빠한테는 철없고 어린 아들이겠지만 이제 조금씩 저를 믿어 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저를 못 믿으시겠으면 하나님을 믿어 주세요. 제 앞으로 인생은 제가 주님을 따르리라 살리라고 마음 먹었으니 제가 살아가면서 내리는 결정들은 주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가고 싶어요. 그러니 저는 아무리 어리고 미숙해도 하나님은 완벽하시고 저를 위한 그의 계획도 완벽하시다는걸 알아 주세요.

제가 이 편지에서 쓴 진심은 언제나 간직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 주세요. 제가 표현을 잘 안 해도, 그리고 못 해도, 그리고 투정을 부려도 항상 어머니 아버지께 감사하며 살고 사랑한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정말 사랑하고 감사해요.

엄마 아빠!

그리고 저 이제 8개월 동안, 아니 6개월동안 한국에 있을 텐데 한국에서 있는 저를 너무 걱정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고 여기서 많이 배우고 다시 캐나다로 가서 엄마 아빠랑 같이 잘 살았으면 좋겠네요. 엄마 아빠 정말 보고 싶고 사실 조금 낯 간지럽지만 이렇게 편지를 써서라도 엄마하고 아빠한테 고마움을, 제가 지금까지 가져왔던 고마움을 제가 꼭 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지금까지 엄마 아빠하고 마음을 몰라줘서 너무 미안하고 지금이라도 엄마 아빠한테 이렇게 고마움을 드리고 싶으니까 제발 이것만큼은 꼭 기억해 주세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