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칸짜나 목장에서 한동안 눈팅만 하며 불성실 목원으로 지내다가 이번 바이블 GPS와 다니엘 금식을 통해 카톡방에 글들을 올리면서 셀프 등업한 목원 김현민입니다. 등업이 되고 나니까 이런 자리에도 서야 하고 조금 불편하기도 하네요. 하지만 순종으로 인해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부탁하심에 YES 하였습니다. 보시다시피, 아시다시피 순종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인 제가 순종할 수밖에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서 잠깐 나누고 편지 읽도록 하겠습니다.
때는 지난주 월요일 저의 생일날이었어요. 윈터 타이어를 교체하느라 정비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는데요. 유양근 목자님께서 장년부 단톡에도 일찌감치 생일 축하 메세지를 띄우시더니 개인 톡으로도 축하 메세지를 보내시더군요. 그러시더니 갑자기 어린이 주일에 은교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면 어떻겠냐고 물으시는 겁니다. 그때 전 어린이 주일이 이번 주인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5월이 멀리 있는 줄 알았거든요. 기도하던 중에 제가 떠올라 기도를 끊고 문자 보내신다면서요. 순간 전 ‘아 낚였구나. 다니엘 금식을 통해 순종의 은혜를 받았다고 말했더니 그걸 물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답했죠. 기도 중에 생각이 떠올라서 부탁한다고 하면 어떻게 안 한다고 하냐 이런 ask는 좀 아닌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피해갈까 생각하다가 문자를 쓰기 시작했죠. 조금 더 기도하시면 이번 금식을 통해 아들과 엄청 사이가 좋아지신 선영 자매가 확연히 떠오르거나, 아님 여태 한 번도 간증이란 걸 안 하시고 요리조리 잘 피해 가신 유목자님 본인이 간절히 하고 싶어지실 거다. 더 기도해봐라 하고 쓰고 있는데, 양근 목자님께서 타이핑이 저보다 빨랐습니다. 거역할수 없었던 빼박의 바로 그 원문입니다. “이걸 안 한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어. 진짜 기도하다가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말한 거지만 기도하고 생각해 볼 시간도 있고 꼭 해야 하는 절대적인 건 아니야. 모르면 못 하는 거니깐 알려주는 거야 감사 고백 같은 편지를 쓸 수 있을 거 같다는 마음이 들어서 부담 갖지 말고…”
순간 뒤통수부터 소름이 쫘악 끼쳤습니다. 하나님 저한테 왜 이러세요, 하면서요. 왜냐구요? 그날 아침 그 문자를 받기 한 시간 전 제가 제 생일 기념으로 은교에게 100가지 감사한 점을 써서 편지를 주고 나왔거든요. 신기하죠? 지난 3월 8일에 장년부 카톡방에 올라온 백 감사 동영상을 보고 너무 감동적이고 좋은 아이디어 같아서 저도 시도해보기로 했던 거였죠.
남편과 은교에게!
매일 하루에 3개씩만 쓰면 한 달이면 되겠네 하고 쉽게 생각했는데, 한 일주일은 열정으로 매일 쓰다가 시간 지나면서 시들해지더니 일주일에 3번, 4번 몰아서 쓰고 자꾸 시간이 지체되어서, 결국은 생일 전날까지 쓰게 된 겁니다. 어쩌면 그것도 하나님의 계획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생일날 아침 남편과 은교에게 전해 주게 되었습니다. 둘 다 너무 좋아하더군요. 남편도 아주 좋아하면서 감동 받았다고, 눈물 한 방울 흘렸다고 그리고 본인이 그렇게 괜찮은 사람이었나? 내가 이렇게 감사받을 게 많았나? 하면서 자꾸 읽고 싶어서 방문 앞에다 붙여두었다고 합니다. 은교는 아빠가 눈물 인심이 좀 짜네 하면서 본인은 눈물 세 방울보다 조금 더 흘렸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백 감사 동영상 안 보신 분들 꼭 보시기 바랍니다. 투자한 정성에 비해 쓰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에게나 효과 백배인 것 같습니다. 암튼 은교에게 감사편지를 쓰고 나온 걸 하나님께서 양근 목자님이 기도하시는 중에 이야기해 주신 겁니다. 정말 신기 하더라구요. 양근 목자님도 깜짝 놀라시면서.. 하나님께서 벌써 준비 다 하셨네 하면서 좋아하시더군요. 제가 완전히 ok 라고 얘기도 안 했는데 행정부에 보고하시겠다고 하고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여러분 세상에 비밀은 절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다 보고 듣고 스파이 역할까지 다 하고 계십니다.
처음엔 너무 어리둥절해서 이번주에 하는 건지도 모르고 그냥 이미 써놓은 거 읽으면 되겠네 하고 쉽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린이 주일은 바로 코앞이었고, 우리 가족 일상에 일어난 100 감사를 쭈욱 읽는다는 생각을 하니 들으시는 분들에게 정말 고문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모든 것은 다시 작성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사실 지난주가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중요한 준비 서류들 때문에 몸도 마음도 무지 바빴던 한주였습니다. 그렇게 제 정신까지 쏙 빼놓으셔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언제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YES 하게 된 것이 바로 지금, 이 순간입니다. 그래서 오늘 새벽에 일어나 마무리짓게 도와 주시라고 기도하고, 급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오늘 감사의 주인공, 이은교에 대해 100가지 감사는 시간 관계상 못할 것 같고, 안 하면 아쉬울 것 같아서 ,자랑 몇 가지만 하고 편지를 읽도록 하겠습니다. 자랑질 알러지 있으신 분, 잠시 귀 막으셔도 됩니다. 제 딸은 이제 한국에서 산 세월보다 캐나다에서 산 세월이 1년 더 많아진 14세, 더이상 어린이가 아닌 틴에이저입니다. 공부 정말 잘하고 열심히 하는 8학년 학생이구요. 스스로 모든 일을 알아서 하는 진짜 멋진 아이, 제 딸이 아니었으면 정말 탐났을 아이. 잔소리의 비교 대상 엄친딸이 될 뻔한 아이입니다. 온라인 스쿨이 아닐 때는 등교 시간 보다 한 시간씩 일찍 나가 베이비시터로 일하는 동네 꼬마들의 롤모델이구요. 간간히 글짓기 대회에서 온타리오 1등? 같은 수상도 하면서 책에 글도 실리고 상금도 받으시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또 무엇보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저희 집 발런티어 가사 도우미 이기도 하구요. 정리 정말 잘하고 깨끗하게 치웁니다. 나중에 코비드 끝나면 은교방 구경 한번 오세요. 정리가 필요하신 분 알바로 사용하셔도 됩니다. 출장 도우미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진짜 편지입니다 .
친구가 되고, 조언자가 되고, 나의 큰 도움이 되어주는, 사랑하는 멋진 내 딸에게.
딸아, 네가 평생 마음에 간직하고 살았으면 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읽어줄게.
“너의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의뢰하고 너의 명철을 의지할지 말아라 네가 하는 모든 일에서 주님을 인정하여라 그러면 주님께서 네가 가는 길을 곧게 하실 것이다.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지 말고 주님을 경외하며 악을 멀리하여라 (잠언 3:5-7)”
엄마는 요즘 하나님이 함께하고 계신다는 것을 많이 느끼면서, 엄마가 좀 더 일찍 하나님을 온전히 의뢰하고 인정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얼마나 더 멋지고 신나는 삶을 살았을까? 여태껏 하나님이 보시기에 엄마의 삶이 얼마나 답답하고 속상하셨을까? 하며 과거의 엄마 모습을 많이 후회하고 ,반성하고, 회개하고, 눈물 흘리며 안타까워한단다. 엄마에게 주신 소중한 딸이 어릴 때부터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이 주신 모든 축복의 것들을 다 누리고, 너의 달란트를 마음껏 발휘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엄마같이 이렇게 뒤늦게 후회하며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엄마는 너를 낳아주고 너를 기르면서 기뻐하고 좋아한 것밖에 없는데, 하나님은 너에게 너무도 많은 능력과 재능을 주셔서 이루고 싶으신 게 많으신 것 같아.
요즘 너의 모습을 보면 얼마나 신기하고 대견하고 감사한지 모른다. 정말 내가 듣는 사람이라고 해도 믿기지 않을 정도야. 새벽 여섯 시도 전에 스스로 일어나 씻고, 화분에 물도 주고, 운동도 하고 하루를 준비하고, 밥 먹을 때도 쉬지 않고 책 읽고, 항상 과제도 미리 끝내고 선생님들께 칭찬도 많이 받고, 글도 잘 써서 큰 상도 받고, 고등학생이 될 준비도 조금씩 다 하고, 발런티어 자리도 미리 다 알아보고.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잘나고 똑똑한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엄마는 먹여주고 재워 주는 것밖에 없으니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끝까지 책임져 달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단다. 니 마음속에 하나님이 주시는 소원으로 올바른 삶의 목표 주시기를 기도하고, 그것을 이룰 수 있는 힘과 지혜 달라고 기도하고, 또 모든 것이 하나님께 영광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엄마는 하나님께 많은 죄를 짓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많이 살지 못했는데도, 하나님은 엄마를 여전히 사랑하셔서 너같이 귀한 아이를 선물로 주심으로 상상치도 못한 많은 기쁨을 누리게 해주시고, 자랑스러운 마음을 갖게 하시고 삶의 활력을 느끼게 해 주셔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엄마가 누려 보지 못한 삶을 너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많이 부럽고, 때론 질투도 난단다. 나도 너처럼 했었으면 진짜 좋았겠다 하면서. 무엇보다 바라는 것은 네가 진심으로 행복하게 많이 웃으며 사는 거야.
잘나고 못난 세상의 기준을 따라가지 말고, 네가 만족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어.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순 없으니 힘들고 지칠 때 세상에서 방법을 찾으려 하지 말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의지하렴. 너에게 주신 능력과 재능들에 감사하면서 힘이 되어 주시라고 기도하고, 항상 하나님의 지혜로 모든 걸 감당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렴. 그러면 하나님께서 상상도 못 한 방법으로 너를 도와주실 거야. 하나님은 너와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어 하시고 너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신단다. 엄마 바쁜 것 이해해주고 많이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이제 앞으로 너랑 지낼 수 있는 날도 길어야 4년밖에 안 남은 것 같아서 요즘 하나님께 기도해. 제 딸과 함께 하는 시간 더 많아지게 해달라고, 그래서 나중에 가슴 아프도록 후회하지 않게 해달라고, 너랑 좋은 추억도 많이 갖고 싶고, 너에게 많은 것을 해주고 싶다. 삶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주고 한 걸음 한 걸음 최선을 다해 살아 주어 정말 고마워. 100 감사 편지에도 썼지만, 100가지 감사보다 가장 감사한 것은 네가 바로 내 딸이라는 거야. 너를 내 딸로 주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한다. 사랑한다. 내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