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아 – 황선영 자매

하나님의 존귀한 자녀, 엄마의 소중한 보물 사랑하는 아들아~! 오늘은 너의 외할머니께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늘나라로 가신지 어느덧 117일째 되는 날이구나. 돌아가시기 이틀 전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통화 했었고 워낙 자기관리가 철저하셨던 분이라 처음에는 외할머니의 갑작 스런 소천 소식을 듣고 엄마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단다. 워터루 제일교 회를 다니기 시작했을 때 외할머니께서는 우리 손자를 위해서 하나님께 서 예비하신 교회라며 그 누구보다도 기뻐해 주셨고 1월에 있을 전교인 수련회에 꼭 참석하여 우리 손자가 은혜 받고 변화되어 하늘 나라 일꾼 으로 귀하게 쓰임 받게 해달라고 새벽마다 주님 앞에 나아가 간절히 기 도하셨단다. 그리고 그 수련회가 열리기 3일전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새 벽기도를 마치시고 집에 돌아 오셔서는 고히 잠드신 후 하나님의 품에 안기셨단다. 비록 40kg도 채 안 되는 작고 연약한 체구를 지니셨지만 “ 나의 달려갈 길 다 가도록 나의 마지막 호흡 다 하도록” 주의 복음을 위 해 열정을 품고 불꽃 같은 삶을 사셨던 외할머니는 청소년 복음화에 늘 관심이 많으셨고 청년들만 보면 눈이 반짝반짝 빛나셨단다.

사랑하는 아들아~! 이 곳 캐나다에 오셔서도 매일 새벽마다 일어나 너 에게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하시던 외할머니의 따스한 기도의 손길을 너 는 아직도 느끼고 있니? 엄마가 잠깐 공부를 하게 됐을 때 엄마를 엄마 를 도와주시려고 오셨던 외할머니는 연약한 몸으로 손수 너의 밥과 도시 락을 챙겨 주시면서 학교까지 라이드 해 주셨고 공부하기 싫어하는 너에 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캐네디언 교회에서 예배 드렸을 때 받은 주보 를 모아 모르는 단어를 찾아 A부터 Z까지 정리해 사전을 만들어 모범을 보이셨던 외할머니의 사랑과 헌신을 너는 기억하고 있니? 너는 그때 외 할머니께 물어봤지. “할머니, 할머니는 공부할 필요가 없는데 왜 공부하 세요? 그 때 외할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셨지. “응, 할머니는 공부하는 게 재미있어서 하는 거야.” 그런데, 아들아 너는 알고 있니? 외할머니는 척 추가 많이 안 좋으셔서 오래 앉아있기도 힘들어 하셨지만 사랑하는 손자 에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서 모범을 보이시고자 했던 외할머니의 눈물겨 운 헌신을… 어느 날 엄마는 외할머니께 고생시켜드려서 너무너무 죄송 하다고 말씀 드렸을 때 외할머니는 밝게 웃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지 …”나한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 내가 항상 ‘청소년 복음화’를 외치면서 한 게 별로 없지 않니? 나는 지금 단순히 내 딸, 내 손주한테 하는 게 아 니야. 하나님 나라 일꾼을 섬기면서 하늘나라 사역하는 거란다. 하나님 이 건강 허락하셔서 노년에 비행기타고 다니면서 이렇게 사역할 수 있다 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에 특별히 힘 주어 감사하셨던 너의 외할머니는 어떤 환란과 역경과 고난에도 늘 ‘감 사합니다’를 외치시며 하나님 아버지의 뜻대로 사시려고 부단히 노력하 시며 신앙을 지키셨고 더 나아가 ‘감사합니다’의 신앙의 유산을 우리에 게도 물려주셨단다. 화가 날 때도, 미워하는 마음이 들 때도, 억울한 일이 생겼을 때도, 감당하기 힘든 시험이 닥쳐왔을 때도, 기가 막힌 웅덩이에 빠졌을 때도, 비록 마음은 감사가 안 될지라도 우리가 입술로 먼저 “감사 합니다”를 크게 여러 번 고백하다 보면 어느 새 우리 마음에 들어왔던 분노, 걱정, 근심, 불안은 아이스크림 녹듯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안해지 며 비로소 그 사건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과 섭리를 느낄 수 있게 된단다.

사랑하는 아들아~! 우리가 캐나다로 오기 전에 어린이 주일을 맞아 외할머니께서 주일학교 어린이들에게 전해주셨던 메시지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니? 외할머니께서는 성경책이 아닌 주방에서 필요한 각종 그릇들을 가지고 나오셨지. 냄비, 후라이팬, 밥그릇, 접시, 종지 등등 각각 크기와 모양 쓰임새는 모두 다르지만 그 고유의 쓰임새와 목적 에 따라서 깨끗하게 사용되어질 때, 그 그릇들은 가장 아름답게 쓰임 받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단다. 우리는 조물주이신 하나님의 뜻에 따라 모두 다르게 그렇지만 귀하게 지어졌단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비교 하며 왜 나를 이렇게 만드셨냐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내게 주신 달란 트대로, 분량대로 거룩하고 깨끗하게 사용되어질 때 하나님은 가장 기뻐하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단다. <큰 집에는 금 그릇과 은 그릇뿐 아니라 나무 그릇과 질그릇도 있어 귀하게 쓰는 것도 있고 천하게 쓰 는 것도 있나니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 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 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 –디모데후서 3:20~21—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는 외할머니께서 100세까지 장수를 누리시 며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게 해달라고 오랫동안 기도해 왔었단다. 그런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구나! 만약에 외할 머니께서 100세까지 사셨다면 과연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많은 영 향력을 미치고 떠나셨을 수 있을까? 외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소천 소 식은 가족, 교회식구들, 이웃, 목사님, 선교사님을 비롯하여 외할머니 께서 베푸셨던 은혜를 입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너무나도 슬프고 가슴 아프게 했지만 한편으로는 사도 바울과 같이 선한 싸움을 싸우 며 달려갈 길을 마치고 끝까지 믿음을 지키셨던 고인의 삶을 본받아 우리도 그렇게 살겠노라고 가슴 깊이 그 받은 교훈을 새기며 다짐하 는 시간을 갖게 해 주었단다. 외할머니는 하늘나라 가시면서 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주시며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 가셨단 다. 그래, 얼마나 더 오래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최선을 다해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삶을 살다가 하나님의 때에 부 르심을 받고 떠나가는 순간 마저도 그리고 떠난 후에도 많은 이들에 게 그리스도인의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그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 릴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복된 삶과 죽음이 아닐까라는 생 각이 들었단다.

사랑하는 아들아~! 많이 부족하고 또 부족하지만 엄마도 외할머니 처럼 너에게 믿음의 본을 보이는 훌륭한 엄마가 되고 싶단다. 외할머 니가 엄마를 믿어 주셨던 것처럼 엄마도 너를 믿어주기 원한단다. 그 리고 너도 미래의 너의 자녀들에게 멋진 믿음의 부모가 되고 외할머 니께서 물려주신 믿음의 유업을 잘 계승하여 믿음의 명문 가정을 이 어 나가길 소망한단다. 앞으로 이 땅에서 외할머니를 다시 뵐 수는 없 겠지만 하나님 주신 비전과 부르심 따라 한 발자국씩 내딛으며 주어 진 삶을 한 점 부끄러움과 후회없이 열심히 살다가 하나님께서 부르 시는 그 날에 저 좋은 천국에서 예수님과 외할머니를 활짝 웃는 낯으 로 만나 뵐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두 손 모아 기도한단다.

사랑하는 아들아~! 외할머니의 기도와 헌신의 삶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함께 열 심히 살자 꾸나 ! 우리 모두 힘내자 ~! 파이팅 ~!

– 황선영 자매 / 칸짜나 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