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랑 다엘이에게
사랑하는 아들, 다엘아. 어린이 주일을 맞아 엄마가 처음으로 너에게 편지를 쓰게 되었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아빠를 만나고, 또 너를 만나게 되어 엄마의 인생은 참 많이 변화되었단다. 나밖에 모르고 나만을 위해 살던 삶에서 모든 걸 철저하게 내려놓는 삶을 살게되었지.
때로는 과거의 자유로웠던 것들이 아쉬워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너를 만나고 포기하게 된 것들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너는 엄마에게 귀하고 소중한 아들이란다. 처음에 너를 낳았을 때는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 육아서적을 쌓아 두고 읽기도 하고 막막한 마음에 따라주지 않는 체력에 밤에 많이 울기도 했지. 너무 작고 연약해 보이는 네가 조금이라도 다칠까 봐, 아플까 봐 늘 조마조마하며 또 너에게 해주고 싶은 커다란 마음에 비해 너무 작은 엄마의 그릇을 원망하기도 했었단다. 하루의 끝에는 늘 “나는 좋은 엄마인걸까” 라는 질문으로 쉽게 잠들지 못한 날들도 많았지.
엄마의 사랑, 아들,
엄마는 너를 만나고 처음으로 모든 걸 내어주는 사랑을 경험해 보았단다. 사실 결혼해서도 아빠한테 더 많이 배려받고 사랑 받았어서 희생하는 사랑을 잘 몰랐거든. 하지만 너를 만나서 주고 또 주어도 더 주고 싶은 마음이 무언지를 배울 수 있었어. 그러면서 생각했지, 아 하나님이 마음이 이런 거겠구나. 네가 말을 안 들을 때 엄마 마음이 답답한 것처럼, 엄마도 하나님 마음을 참 많이 답답하게 했겠구나 라는 생각도 자주 했단다.
부족한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늘 엄마를 사랑해주고 밝고 씩씩하게 자라주어서 고마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캐나다에 와서 어린 나이에 같이 고생해주고 힘들어도 꾹 참고 엄마를 먼저 배려하려고 해주어 고마워 아들. 무엇보다 엄마 도와주는 걸 좋아하고, 힘든 상황에도 꾹 참아주는 너의 모습을 보며 너무 빨리 철이 들어버리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짠하기도 하단다. 아침마다 말도 잘 안 통하는 유치원에 씩씩하게 가는 너의 뒷모습에 엄마는 아직도 가끔 오는 길에 눈물이 나기도 해. 대견하고 기특한데 또 안쓰럽기도 하고.
아가, 너는 늘 엄마에게 그런 존재란다. 그리고 하나님에게도 늘 그런 존재란다. 너를 뱃속에 가졌을 때 이름을 두고 고민하며 다니엘서를 읽었었어. 포로로 잡혀간 상황 속에서도 신앙을 잃지 않고 온전히 주님 안에 거한 다니엘을 보며 너도 그렇게 자라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윗과 다니엘이라는 뜻을 담아 다엘이라고 이름 지었단다. 하나님 마음을 기쁘시게 했던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 인물인 다윗처럼, 세상에 흔들리지 않고 믿음을 지켰던 다니엘처럼, 그렇게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야.
앞으로 네가 만날 세상엔 너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는 일들도 많을거야. 엄마가 다 막아주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을거란다. 그때마다 너의 하나님을 기억하렴. 그리고 너에게 다윗과 다니엘 같은 믿음 주시기를 엄마가 늘 기도할게.
사랑하는 아들 다엘아, 엄마 아빠의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엄마는 너를 만나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단다.
사랑한다 아들,
2021년 5월 1일, 너의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