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티벳목장 목원 김민욱이라고 합니다. 지난 여름을 맞아 2박 3일로 청년 리트릿(수련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원준이형, 주희누나, 은희누나를 포함한 많은 전, 현목자님들의 희생과 사랑에 힘입어 매우 즐겁고 정말 이렇게까지 대접 받아도 되나 싶은 은혜가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수련회를 가기 직전 까지만 해도 저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 경제적으로 집이 어려워 지기도 했고 학업도 순탄하게 만은 흘러가지 않고 있는데 다가 그 외 모든 문제들이 산 너머 산처럼 이번 여름에 한꺼번에 들이닥쳐 유학생 신분인 저에게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의 시간들이었습니다.
이야기에 앞서 저를 조금만 드러내 보자면, 유치원에 다닐 때, 뛰어놀던 친구가 가만히 있던 제 얼굴을 제대로 박아서 코피를 쏟으며 응급실에 실려갈 때도, 중학교 때 체육시간 때 소중한 물건과 지갑을 도둑맞았을 때도, 고등학교 3학년 때 친하게 지내던 속된말로 잘 나가는 친구와 싸워서 반에서 알게 모르게 혼자가 되었을 때도, 있었던 일의 극히 일부지만 학창시절의 저는 부당한 일을 당해도 오히려 상대방을 걱정하고 그 친구 나름 사정이 있었겠지 하며 넘기는 아이였습니다. 좀 바보 같고 자기주장을 못하는 사람이라 해야 할까요.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제가 진심을 다해서 챙기고 사랑한 사람들은 언젠가 저를 이용하고 만만하게 봤고, 떠나갔습니다. 결국 좋은 쪽으로는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생활력을 기를 수 있었고 나쁜 쪽으로는 떨어진 인류애와 인간에 대한 불신을 키웠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쌓여온 인간불신 앞에 저는 점점 타인에게 좋은 쪽이던 나쁜 쪽이던 빚을 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최근 힘든 상황 속에 방에 틀어박혀 있다 보니 부정적인 생각만 하게 되고 저에게 놓여진 감당할 수 없는 문제 앞에 눈물이 원체 없는 제가 혼자 방에서 울기도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나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몹쓸 생각에 다다를 즈음 수련회에 결국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도심지에서 좀 떨어진 오지에 도착해 다같이 저녁을 준비하며, 말씀과 찬양을 나누고, 또 게임을 하고 비를 맞으며 뛰어 놀기도 하고.. 저는 잠시 제가 있던 지옥 같던 현실에서 멀어져 꿈을 꾸는 것만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원준형이 저번에 했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 당신도 저와 같이 사람을 잘 믿지 않는 편이라고 말씀 하셨었는데, 이렇게 목자님들과 같이 3일 동안 잠도 제대로 못자 가며 낮에는 불 앞에 저녁엔 진행을 하며 중노동에 가까운 일을 우리를 위해 해주시면서 제 착각일 수도 있지만 얼굴 속에는 행복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그걸 보며 저는 속으로 마음속에 하나님이 계신 사람은 다르구나, 또한 나도 언젠간 저렇게 주님이 주신 달란트로 남에게 베풀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생각의 불씨가 피어 올랐습니다.
수련회에서 돌아온 뒤, 저는 다시 변함없이 끔찍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지만, 저번과는 다르게 담담하게, 또 또렷이 마주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지나간 것을 되돌아보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그리고 앞으로의 플랜을 세우며 저는 무엇 하나 확정된 것 없고 불투명한 미래속에서 기도를 통해 제 삶의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비가 오면 땅이 굳는다고 합니다. 저는 더이상 두려울게 없어졌습니다. 하나님은 절 버린 적이 없으시니까요. 제 마음속의 하나님이 있고 하나님이 절 보실 때, 전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 김민욱 형제 (티벳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