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일 주일, 중고등부가 2박 3일 동안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불편한 점도 있었고, 힘든 부분들도 있었지만, 저에게는 기억에 남을 멋진 여행이었습니다. 수영도 하고, 캠프파이어도 하고, 보드게임도 많이 했지만,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중고등부가 서로를 더욱 잘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캠핑을 다녀오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꾸준한 노력과 이해 없이는 사람을 알아갈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투자하며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알아가려고 노력을 하다 보면 그 사람의 내면을 조금 더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는 누구인지, 다른 사람들한테는 누구인지, 자기 자신에게는 누구인지를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우리 주위의 사람과 환경에 따라 바뀝니다. 가면을 벗고 쓰는 것처럼, 자신도 모르게 나 자신과 나의 성격이 바뀝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누구든지 간에 다른 사람의 내면을 볼 수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더욱 자세히, 더욱더 오래 볼수록 사람의 마음이 겉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완벽한 가면은 없으니까요. 이번 캠핑을 갔다 오면서 중고등부의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내면을 조금씩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피곤할 때 보면서, 짜증 낼 때 보면서, 기뻐할 때를 보면서, 2박 3일 밤새는 걸 보면서, 중고등부에 한 일원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렇게 중고등부 모두를 사람으로서 알아가는 것이 좋았던 이유는 사람을 더 깊이 알수록 그 사람의 고민과 기쁨과 성격을 이해하게 되어 사랑하기가 쉬워지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캠핑 출발하기 불과 몇 시간 전, 저번 주일에 중고등부 예배를 드렸어요. 그때 원준 선생님께서 설교 영상을 보여주셨는데 고린도전서 12장에서 13장 말씀을 다루는 설교였습니다. 하나님이 저희 각자에게 주신 은사를 설명하는 영상이었는데 사도 바울이 설명하신 건 하나님이 저희 모두에게 각자 다른 은사를 주셨지만,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은사는 사랑이다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고린도전서 13장에서의 사랑은 아가페적인 사랑이라고 하네요. 부모의 사랑이라 하기도 하고, 하나님의 사랑이라고도 하는 이 조건 없는 아가페적인 사랑은 나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남을 높이는 사랑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당시 영상을 보면서 제가 한 생각은, “내가 과연 그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나 자신을 버리면서 남을 높일 수 있을까?” 였습니다. 뭐… 믿음직한 생각은 아니었네요.
하지만 원준 쌤의 강요로 후기를 쓰면서 캠핑간 것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캠핑에서의 2박 3일은 이런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 같네요. 물론 중고등부 전체가 이기적인 생각 하나 없고, 매사 희생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내 삶을 바쳐서 사랑해야지만 사랑인 것이 아닙니다. 그 순간에서의 섬김과 몇 분의 사랑일지라도 똑같은 사랑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아직도 아가페적인 사랑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밖에서 샤워할 때 비 맞으면서 기다려 준 벼리, 항상 웃으면서 하자는 거 다 같이 해주는 주하, 피곤해도 할리갈리 제일 열심히 해준 건희 오빠, 불평 없이 언제나 도와준 준영이 오빠, 부탁하지 않아도 무거운 거 들어주는 준서, 불편해도 분위기 만들어준 지호 오빠, 항상 같이 있어 준 세찬 오빠 그리고 요리, 청소, 라이드 모든 걸 다 해주신 원준 선생님, 한 사람씩 보면서 그 순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자신을 희생하면서 남들을 섬겼다고 생각합니다. 조그만 배려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당연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상황 안에서는 그 조그만 배려 자체가 사랑이 아니었을까요? 그 조그만 것들이 쌓이면서 사랑이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요?
설교로 들으면서 의심을 했던 말씀을 캠핑을 가서 몇 시간 후에 마음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다 다른 은사가 있구나. 작은 일에서도 이 은사가 보이는구나. 각자의 은사가 다름에도 우리가 모두 가진 은사는 사랑입니다. 사랑할 수 있는 능력. 가장 크고, 가장 흔하고, 가장 위대한 은사. 불과 2박 3일 안에서도 셀 수 없이 많이 조그맣게 보이는 사랑. 이것 자체가 우리가 모두 사랑할 수 있다는 증거이자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사랑할 수 있는 은사를 주셨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중고등부 전체와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은교 자매 (청소년부) –
첫째 날 밤에 캠프파이어를 했다. 바람이 불어서 연기 때문에 눈이 아팠지만 재미있었다. 방에서 새벽까지 보드게임을 했다. 세 시쯤에 main office로 산책을 갔는데 조명이 빨간색이어서 조금 무서웠다.
둘째 날에는 호수에 갔다. 오전에는 패들보드를 타고 오후에는 수영을 했다. 패들보드는 처음 타봤는데 생각보다 쉬웠다.
둘째 날 저녁에도 캠프파이어를 했다. 이번에는 눈이 아프지 않았다. 이날 밤에는 조금 추웠기 때문에 불 앞에 있는 게 좋았다. 모기에 많이 물렸다. 방이 풀숲이랑 가까워서 그런가 보다. 쬐끄만게 많이도 먹는다.
– 김주하 자매 (청소년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