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부에서 캠핑을 간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그저 여행을 간다는 게 아닌, 중고등부 언니 오빠들과 함께 놀러 간다는 것이 더욱 좋았습니다. 비 소식에 걱정스러웠는데 막상 도착했을 때에는 비는커녕 더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방도 생각했던 것보다 작아 실망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니 점점 익숙해지는 느낌이 들어 한 층 마음이 들떴습니다. 언니들과 방도 천천히 둘러보면서 밖에도 나가 주변을 관찰했습니다.
첫날 저녁에는 원준쌤이 구워주신 고기를 맛있게 먹었고, 전자레인지가 없는 여기는 햇반을 끓여 먹어야 했습니다. 끓는 시간은 오래 걸렸고 비주얼도 이상했지만 그래도 맛은 있었습니다. 점점 날이 어두워 가고 오빠들은 캠프파이어에 불을 지피려고 했지만 나타나는 건 연기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캠핑장에서 제공하는 땔감들이 조금 젖어있던 거 같아 다시 우리가 준비해간 땔감을 사용하니 그제서야 조금씩 불씨들이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불이 커지면서 벌써 깜깜한 밤이 되고 마시멜로우와 소시지를 꼬치에 껴서 구워 먹었습니다. 우리 얼굴들을 향해 오는 연기와 음식이 아닌 제 손이 탈 것 같은 뜨거움에 잠시 고통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원준쌤께서 구워주신 소시지와 흘러내리는 마시멜로우는 달고 맛있었습니다.
새벽이 찾아왔을 땐 오빠 언니들과 방 안에서 보드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액티비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 Paddle boarding을 하러 갔습니다. 물 위에 있어 많이 어려울 줄 알았지만, 중심 잡기도 쉬웠고 한 번도 안 떨어지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뜨거운 햇살 때문에 많이 더워 힘들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언니 오빠들과 함께 바다로 가며 물놀이도 하고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을 주고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원하게 후딱 샤워를 하고 점심으로는 카레와 컵라면을 먹었습니다. 하필이면 그때 핵불닭볶음면이 먹고 싶어 그걸로 먹었는데 조금 후회됐습니다. 입안이 정말 따가워 물만 벌컥벌컥… 저녁에 다시 캠프파이어를 하고 그때는 우리 땔감만 썼더니 바람도 많이 안 불었던 터라 훨씬 안정감 있게 불이 지펴졌습니다. 노래를 틀어 감상하고 불멍을 하면서 모기에게 내 피를 주는 나, 정말 가려워 미칠 것 같았습니다.
12시쯤에 잠을 이기지 못해 방을 향하며 양치질을 하고 침대에 누워 금방 잠이 들었습니다. 깨어나니 7시쯤이었고 조금 시끄러웠던지라 누구 목소리 때문에 깬 거 같습니다. 맨날 아침에 일어나면 목, 등 쪽이 너무나 뻐근하고 근육이 뭉친 느낌이 나서 아팠습니다. 일어나서 보니 반쯤 죽어있는 은교 언니를 보았습니다. 알고 보니 잠도 안 자고 거의 이틀 밤을 샌 거였습니다. 그날이 마지막 날이라 짐 정리를 하며 언니들과 함께 수다를 떨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차를 탔을 때 정말 천국에 있는 것처럼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제 얼굴과 몸의 더위를 한 번에 날려주었습니다. 차 안에서도 노래를 들으며 언니와 얘기를 하고 집에 도착해 쉴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여행이어서 설렘 가득하게 출발하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어 좋았고, 또한 힘든 일도 많았지만 새로운 추억이 생겨 많이 행복했습니다.
반면 모기 물린 제 발과 다리는 아직까지도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 기회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 대해 더 깊이 알아 간 것 같아 보람 있는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를 위해 모든 걸 준비해주시고 함께 해주신 원준썜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