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남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하고, 지난여름, 예비 배우자와 함께 수강한 7주간의 커플의 삶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 중 정말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Personal History Worksheet, 신앙 간증문, 결혼/배우자에 대한 기대와 계획, 멘토 부부 인터뷰, 부모님 인터뷰, 에베소서 4장 암기 등등 삶 공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숙제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 숙제들을 해나가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예비 배우자와 가정을 꾸리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평소에 자아 성찰과 미래 계획을 자주 생각하는 편이라고 자부했던 터라 Personal History Worksheet에 있는 질문들을 답하는 것이 처음엔 쉽고 재미있을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생각해 보기 힘든 부분의 질문들도 많았고, 그러한 질문들에 답하는 것을 정말 힘들어하는 제 자신을 지켜보며 생각을 자주 한다고 자부했던 제 사진이 부끄러워지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자신에 대해 더 솔직하고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기회였습니다.
커플의 삶 수강 기간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1주 차가 아닐까 싶습니다. 1박 2일의 시간 동안 수강자 네 사람의 어릴 적 자라온 환경부터 현재의 삶까지 개인적 이야기를 들어보고, 또 예비 배우자와의 교제 과정을 나누며 서로 공감하고 도전받을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제 자신의 이야기를 오픈하며 나눌 때, 사실 정말 많이 불편했고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유익하게 듣고 이러한 나를 어떻게 대해 줘야 하며, 어떻게 협력하여 선을 이루어 나갈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저의 예비 배우자에게 정말 많이 고마웠습니다.
5년 전 교제를 시작할 때, 평소에 친했으니까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성향도 비슷하고, 참 쿵짝이 잘 맞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알아갈 것이 더 많고, 생각했던 것과는 정말 다른 사람이었구나! 서로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알고 보니 정반대의 성향의 두 사람이 삐그덕 거리며 5년간 맞춰 나가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준비하면서도 새로운 모습들을 서로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혼 생활 중에 있을 크고 작은 수많은 결정들, 서로에게 있을 기대들, 양가 부모님들과 형제들, 성관계, 자녀계획, 육아 등등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수많은 다양한 상황들을, 서로 자란 환경도, 성향도, 관심사도, 흥미도 다른 두 남녀가 함께 부딪혀 보려는 이 결단이 사랑의 위대함인 것 같습니다.
삶 공부에서 지체들과 함께 나눴듯이, 결혼은 선교라는 마음을 하나님께서 주셨습니다. 나와 나의 예비 배우자를 선교사로 부르셨고, 가정이란 선교지로 파송하신 것 같습니다. 이 가정이란 선교 본부에서 교회 사역, 육아 사역, 지역사회 사역으로 뻗어 나가 제자 삼는 사역을 하라는 하시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선교를 하기 위해 커플의 삶은 참 필요했던 선교 훈련과 같았습니다. 소망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고 연약하지만, 하나님께서 본래 꿈꾸셨던 결혼의 모습과 목적에 순종하길 원합니다. 주의 반석 위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믿음의 가정 든든히 세울 수 있길 진심으로 소망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