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의 삶 후기 – 백창근 형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면서 결혼이란 그냥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결혼이랑 본질적인 다름을 가지고 있다고 저는 옛날부터 믿고 생각해 왔습니다. 오히려 그렇기에 저는 세상과 사회가 생각하기에 적절한 결혼하는 나이보다 더 일찍 결혼을 결정할 수 있었고, 또 세상이 결혼하는 남자에게 요구하는 조건보다 훨씬 불리한 상황에서도 결혼을 생각하고, 제 예비 부인과 예비 장인장모님의 허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결혼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결혼식과 그 외의 것들도 많이 중요하지만, 두 그리스도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결혼에 대한 준비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이 삶 공부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예린 자매는 지금까지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처음 만날 때부터 저는 캐나다로 돌아가야 하는, 그런 특이한 상황에서 만났기 때문에, 그만큼 서로가 서로를 더 알아가야 하는 갈망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처음에 고백할 때부터 결혼을 생각을 안 하고 사귀고 싶다면 만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당돌함으로 연애를 시작해서 그런지, 처음 숙제에 나온 질문들, 그리고 매주 공부할 때 나온 질문들이나 갈등들은 이미 한 번씩 얘기해보고, 싸워 본 주제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토론한 것들 중에서는 잊고 있었던 주제들과 계속 들어도 모자란 중요한 주제들도 있었기에 쓸데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삶 공부 교재에 나올만큼 중요한 이야기들을 이미 했다는 것에 저희가 서로의 관계에 기초와 좋은 방향성을 가지고 만나고 있었다고 생각이 들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첫 번째 주에 서로의 깊은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돌아볼 수 있었던 게 중요한 기초가 되었다고 생각을 했고, 또 처음에 내주신 숙제들을 통해서 이 삶 공부에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할 수 있었고, 또한 저한테 질문하는 것들 하나하나, 그리고 선배 부부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결혼이란 현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매주 너무 좋았고 인상 깊었지만, 가장 뇌리에 박혀있는 건 성에 관한 이야기들입니다. 성은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선물이자 특권임에도 불구하고, 교회에서는 금기기 여기어지는 주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수업들의 내용은 어쩌다 한 번씩 교회에서 설교를 통해, 아니면 성경 공부를 통해 배우거나 이야기 할 수 있어도, 성적인 이야기는 많이 못 해보았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삶 공부가 성적인 부분도 누락시키거나, 자세하게 안 들어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자세하고, 경험담을 통해서까지 얘기해주시는 걸 보고 성적인 부분이 결혼생활에서 그냥 가볍게 넘길 부분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고, 그만큼 성이라는 것이 가볍고, 세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저희가 교회를 생각하듯, 기도를 생각하듯, 목장 모임을 생각하듯, 성스럽고 하나님의 존재를 느껴가며 받아드려야 한다고 제 자신에게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욥기 31장 1-2절은 계속 평생을 생각하면 살아야 한다는 것도 제 마음에 박제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삶 공부여도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저는 멘탈도 그렇게 강하지 않고, 아까도 말했다시피 세상이 말하는 좋은 조건에서 결혼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예린 자매랑 결혼하는 것에 대해서 행복하고, 후회는 없지만, 매주 빠짐없이 이혼률 50%, 부부싸움, 아직 결혼 안 했으니까 헤어져도 괜찮디는 말 등,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들을수록 제 마음이 힘든 건 있었습니다. 물론, 이건 결혼이 정말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이고, 그만큼 신중해야 하기 때문에 얘기하는 건 알지만, 계속 들으면 들을수록 결혼에 대하여 행복과 기대보다는 걱정과 후회를 더 느끼는 게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커플의 삶을 들은 게 맞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코로나 덕분에(?)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지금까지 저희 가르쳐 주셔서 감사하고, 그 가르침이 이론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저희 삶 안에서 보여지고 실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