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e GPS 소감문 – 황선영 자매 (칸짜나 목장)

히브리서 13:7 “하나님의 말씀을 너희에게 일러 주고 너희를 인도하던 자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행실의 결말을 주의하여 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으라”
히브리서 12:2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히브리서 11:1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히브리서 11:6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

오늘은 말씀을 읽으면서 2년 전, 이 땅에서의 사명을 다 마치시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하늘나라로 가신 저희 친정엄마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나에게 말이 아닌 삶으로, 눈물 어린 기도와 사랑과 헌신으로 가르쳐 주시고 인도해 주셨던 엄마께서 어떻게 살고 죽으셨는지를 살펴보고 그 믿음을 본받으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친엄마를 여의시고 7살에 민족상잔의 6.25 전쟁을 겪으셨으며 어린 시절 잘못된 경추 수술로 인한 합병증으로 인해 누워만 계셨던 엄마는 고2 때 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나 은사님의 진심 어린 충고에 마음을 돌이키실 수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40킬로그램을 넘어보는 것이 평생소원일 정도로 매우 병약하셨던 엄마는 결혼이라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셨었는데 아빠를 만나시고 결혼하셔서 기적같이 연년생으로 4남매를 낳으셨습니다. 그런 엄마에게 시증조부님, 시부모님, 우리 4남매, 삼촌, 고모까지 10명이 넘는 대식구가 사는 집이 그야말로 지옥과 같았으나 하나님을 만나고 난 후 환경이 바뀌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천국으로 변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육신의 질고가 평생 가시처럼 엄마를 끈질기게 괴롭혔지만, 암투병하시는 아빠를 백일 철야하며 간호하시던 때에도, 아빠의 잘못된 빚보증으로 집 밖으로 나앉을 위기에 처했을 때도, 아빠가 하시던 사업을 정리하고 물건 잔금을 받으러 머나먼 땅 브라질에 가셨을 때도, 가까운 친척이 원수가 되어 우리를 고통 가운데 빠지게 했을 때도….

인생의 수많은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엄마는 오직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님만을 바라보셨습니다. 믿음이라는 동아줄에 악착같이 매달려 절대 그 끈을 놓지 않으려 몸부림치셨던 엄마의 처절한 모습이 너무 안쓰러우면서도 때론 이해가 안 갈 때도 있었습니다. 저는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감사할 수 있냐고 기막혀했고 어떻게 은혜를 원수로 갚는 친척을 용서할 수 있냐고 분노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 뒤에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나아가야 한다고요… 그래서 우리는 범사에 감사해야 한다고요… 그래서 우리는 원수를 사랑하고 축복해야 한다고요…

그리고 엄마는 선의로 도와준 우리를 집 밖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하게 만든 그 원수를 계속 축복하셨습니다. ‘내가 축복하지 않으면 내가 사단에게 지는 거야. 지면 안 되지. ㅇㅇ를 축복합니다’를 수백 번 수천 번 되뇌시면서….

그리고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젊은이들에게는 비전을 갖도록 도전을 주시고, 많은 이들을 전도, 권면하시며, 주의 종들과 주위의 어렵고 불쌍한 이웃들을 순전한 마음으로 섬기시는 등 주님 주신 사랑을 세상 가운데 끊임없이 흘려보내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떠나셨을  때, 장례식장에 오신 모든 분들이 엄마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통해하고 슬퍼하였으며,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시며 하나님 뜻대로 사시려고 했던 엄마의 삶을 본받아 살겠노라는 고백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발인을 마치고 돌아오던 날, 제 남동생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우리를 곤경에 빠지게 했던 그 원수 같던 분한테서 걸려온 전화였습니다. 괴로운 심정이셨는지 술기운에 용기를 내어 이렇게 고백하셨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 너희 엄마 같은 사람은 없다. 너희 엄마는 천사야. 나도 예수님 믿고 너희 엄마 같은 삶을 살련다.’

그 얘기를 전해 듣던 순간 저의 온몸에 전율이 흘렀습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지만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에 순종함으로 나아가셨던 엄마는 돌아가시면서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본을 보이시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셨던 것입니다. 슬픔의 장례식이 아닌 믿음의 눈을 뜨게 하는 영광의 장례식으로 말입니다.

저도 엄마가 남기시고 간 그 믿음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주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